이건 몰상식의 극치다. 장삼이사들도 이런 짓은 하지 않는다. 기본의 문제다.
천안함 실종사 수색 중 순직한 고 한주호 준위 빈소에 놀러 갔는가?. 유가족의 아픔이 하늘에 닿아 있는데 장례식장 앞에서 조문하러 간 국회의원이 일행과 기념촬영을 하다니. 한마디로 예의도 없고 기본이 안된 국회의원의 행태다. 국민 보기에 부끄럽지 않은가.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고 한주호 준위(53)의 빈소가 마련된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1일 오전 11시께 공성진 한나라당 최고위원(사진) 일행 10여명이 고 한 준위의 빈소에 헌화한 후 장례식장 앞에서 근조 화환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촬영했다는 것.
공 최고위원과 함께 고 한 준위의 빈소를 찾은 한나라당 서효원 성남시장 예비후보도 육군 장성과 함께 장례식장 앞에서 기념 촬영을 했다.
2일 오전 10시30분께 10여명의 남녀 추모객들도 고 한 준위의 빈소를 나오자마자 장례식장을 배경으로 단체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들이 왜 이곳에 왔는가. 고인을 추모하고 유가족을 위로 하기 위해서가 아닌가. 한마디로 어이없고 정신나간 사람이나 할 짓이다.
지난 1월 정운찬 총리도 고(故) 이용삼 민주당 의원의 빈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실언을 해 사과하는 일이 있었다. 이만 저만한 결례가 아니었다. 정 총리는 나중에 사과했다.
이번 일은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 이건 양식의 문제요 품격의 문제다. 이런 기본도, 예의도 갖추지 못한 사람들이 이 나라 지도층이라면 그들의 의식 세계를 의심해 봐야 한다. 조문가서 기념촬영이라니. 유가족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아예 조문을 가지 않는 것만 못하다. 이들은 입만 열면 국익과 민의를 대변한다고 큰소리친다. 배움의 문제가 아니라 양식의 문제요 품성의 문제다.
둘째. 이들은 선출한 국민의 잘못이 크다. 이런 사람이 국민의 아픔을 이해하고 국민의 어려움을 자기 일처럼 해결하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할까. 이들이 조자룡 헌칼쓰듯 사용하는 “국민의 대표”란 말이 부끄럽다. 국민을 대표하는 사람이 조문가서 기념촬영을 하는가. 유가족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렸다면 그런 행동은 하지 못했을 것이다. 정치인들은 조문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
지도층 인시들이 스스로 품격을 격하시키고 있다. 이들이 국민을 대변해 국정을 논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안그래도 국회의원에 대한 불신이 높은 요즘이다. 이 나라 국회의원들은 왜 이 모양인지... 하는 짓마다 국민의 눈총을 사는 일이다.
이런 부끄러운 일을 보지 않으려면 국민의 선택이 중요하다. 당장 6.2지자체장 선거에서 진정 민의를 대변하는 사람을 가려 뽑아야 한다. 사람을 잘못 선출하면 두고 두고 화를 삭이게 될 수 있다. 장례식장 앞에서 기념촬영이라니 정말 어이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