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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하마을의 '노무현'

전직 대통령 이야기

by 문성 2010. 5. 21.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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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만의 귀향.

새봄의 기운이 솟구치는 2008년 2월 25일.  전직으로 돌아온 노무현은 마치 소풍온 소년처럼 들떠 있었다.

 

“야 기분 좋다."

 

부모 몸을 빌어 태어나고 자라고 항상 그리워 했던 고향 마을에 돌아온 노무현 전 대통령(사진)은 감격에 겨워 이렇게 소리쳤다. 그것은 새 삶에 대한 열락의 소리였다.

 

 전직 대통령상을 새롭게 정립하고자 했던 그는 고향인 봉하로 머뭇거림 없이 귀향했다. 환호와 박수가 그를 반겼다. 그는 고향에서 "맘 놓고 하고 싶은 말 한마디 하겠다"며  “기분 좋다”고 외쳤다.  

 

고향에서 그는 새롭게 삶을 시작했다. 환경보호와 무공해 농법에 정성을 기울였다, 주민들과 어울려 막걸리도 마시며 소탈한 국민의 한사람으로 돌아가 전원생활을 이어 가고자 했다. 손녀를 자전거 뒤에 태우고 마을 길을 달렸다(사진).  내방객들을 만나 대화도 나누었다.
하지만 세상이, 비정한 정치가 그를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았다. 그는 검찰에 소환돼 비리와 관련한 조사를 받았다.

 

그로부터 2년 3개월 여가 지난  5월. 봉하마을은 온통 추모열기로 가득하다. 전직 대통령은 노무현은 1년전 이맘 때 5월의 하늘속으로 훨훨 날아갔다. 노무현 에세이 ‘노무현이 없다’처럼 지금 그곳에 노무현은 없다.

 

그가 컴퓨터에 남긴 유언은 간단 명료했다.

“모든 게 운명이다. 원망하지 마라”

 

 
추모1주기를 앞두고 20일 오후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부인 이희호 여사가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대통령 묘소를 참배했다(사진)




봉하마을은 요즘 연일 바쁘다.  추모객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노무현재단은 16일 '노무현 대통령 추모의 집' 개관식과 '대통령의 길'이라고 이름 붙인 봉화산 생태숲 길을 선보였다. 그곳에 가면 노무현의 과거 모습을 볼 수 있다.

 

봉화산 자락에 자리 잡은 노 전 대통령의 묘역도 단장했다. 묘역엔 1만 5000장의 박석(바닥돌)이 깔렸다. 박석 한 장 한 장마다 그를 추모하고 기억하는 시민들의 메시지가 담겨있다.

 

  그는 자신의 유언처럼 작은 비석아래 한 줌의 재로 변해 누워 있다. '대통령 노무현'이라고 적힌 묘비 밑에는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라는 문구가 새겨 있다. 23일 완공식을 갖는다.

 

 선거철을 맞아 노무현 정신을 승계하겠다는 정치인들이 많다. 하지만 그들이 노무현의 정신으로 살아갈지는 알 수 없다. 우선 그들이 노무현 정신을 알기나 하는지 의문이다. 표만 의식해 노무현을 이용하는 약아빠진 정치인들도 있다.

 

봉하마을의 5월은 푸르고 높다.  봉하에 노무현 정신이 숨쉬고 있다.



그것은 반칙과 특권이 없는 사회, 기회주의가 득세하지 않는 세상이다. 정의가 살아 숨쉬는 사회를 구현하자는 정신이다. 그 정신을 보기 위해서 사람들은 봉하 마을을 찾는다. 그 정신의 실현을 위해서 노무현을 찾고 추모하는 것이다.


정치인들과 정치를 하고자 출마한 사람들은 이것을 알고나 있을까. 그는 말이 없다. 그의 육신은 떠났지만 그의 정신은 봉하마을에 들꽃처럼 피어나고 있다.  반칙과 특권이 없는 사회를 만들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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