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길, 그것도 궂은 날씨에도 불편함을 마다않고 노 전대통령이 잠든 봉하마을을 찾은 이유는 무엇일까?.
선거를 앞둔 정치인들은 표를 의식했을 것이다.노 전대통령이 살아 있을 때 그를 폄하하는데 앞장 섰던 한나라당도 김무성 원대대표를 조문 대표로 보냈다. 노무현 바람이 겁이 났을 것이다.
3만 여명은 왜 봉하마을까지 가서 그를 추모할까. 하나는 슬픔이다. 그가 애처롭고 불쌍해서다. 전직 대통령을 지낸 사람이 “오죽했으면 자살했으랴” 싶은 심정이다. 하늘이 낸다는 대통령을 지낸 사람이 “얼마나 견디기 어렵고 현실에 좌절했으면 어릴적 뛰놀던 부엉이 바위에서 육신을 던져야 했을까?” 그 심중이 국민의 마음을 울리는 것이다. 그보다 더한 몹쓸 짓을 하고도 버젓히 하늘 쳐다보며 사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들을 보며 '바보 노무현'이라며 눈시울을 훔치는 것이다.
그의 영원한 벗이자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노 전대통령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끝까지 현실에 굴복하기를 거부한 이상주의자다. 억압받고 소외되는 사람없이 누구나 사람 대접 받는 세상을 ‘사람사는 세상’이라고 표현했던 분이고, 그것이 노무현의 가치다.”라고 설명했다.
문변호사는 “노 대통령은 사람사는 세상을 실현하기 위해 정치에 투신했다. 대통령이 됐을 때나 심지어 퇴임하고 나서도 끝까지 그 목표를 내려놓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문 변호사는 “노무현 대통령은 서민들, 지방 사람들, 권력에 연고가 없는 소외된 사람들에게 희망을 줬다.”고 평가했다.
바로 그것이다.
노무현은 “ 반칙과 특권이 용납되는 시대, 정의가 패배하고 기회주의자가 득세하는 풍토는 청산해야 한다. 원칙을 바로 세워 신뢰사회를 만들자”고 말했다. 이 정신과 가치가 사람들을 그를 추모하게 만드는 핵심이다.
이를테면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세상이 아니다. 유권무죄 무권유죄가 아닌 세상이다.
돈과 권력 가진자는 법망을 바람처럼 빠져 나가고 힘없고 돈없는 사람만 법의 엄정한 잣대위에 서는 세상을 그는 깨부수고자 했다. 그는 서민의 아픔을 알았다.
그래서 누구나 같이 대접받는 사회를 구현하고자 했다. 그는 국민 위에 군림하지 않았다. 그런 가치가 사람의 발걸음을 봉하마을로 가게 만든 것이다. 국민과 같은 눈높이로 국민과 같이 살려고 한 가치를 그리워하는 것이다.
그는 그 가치를 향해 이상주의자가 됐고 숱한 바보짓을 했다. 비록 무한도전이었지만 그 정신은 한 알의 밀알이 돼 파란 싹을 틔우고 있다.
이 땅에 이상향을 건설하려는 정치인들은 명심해야 한다. 당장 표만 의식할 게 아니다.
노무현은 대통령 재임시절 탄액을 받았다. 정치적으로 과오가 많다. 잦은 말실수로 구설에도 올랐다. '입 다물라'는 야당의 질책도 샀다. 정치적 실수도 했다.
그럼에도 그가 지향하던 정신과 가치는 그의 사후 더 빛을 발하고 있다. 그것이 시대를 관통하는 가치이기 때문이다. 그 표현이 노란나비일수도 있고, 노란 풍선으로 나타날 수도있다. 이런 시대의 가치를 정치인들은 찾아내서 실천해야 한다. 말로만 노무현 정신 계승이나 승계니 할 게 아니다.
“반칙과 특권이 없는 사회” "차별없이 사는 세상"
봉하마을에서 '바보 노무현'이 소리없는 아우성으로 외치는 그의 신념이자 그의 가치다. 그런 세상을 국민은 갈망하고 있다. 정치인들은 이런 민심의 흐름을 제대로 알기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