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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덕의 정보통신부 그시작과 끝<151>

[특별기획] 대통령과 정보통신부

by 문성 2011. 11. 11.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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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AT&T는 1995년 8월22일 한국통신에 “ 자사 제품이 성능시험에서 불합격한 것은 한국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이익 조치를 받은 결과”라며 시정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내왔다.


AT&T는 “교환기가 불합격한 것은 바뀐 기능규격을 사전에 통보받지 못했기 때문이며 한국통신 입찰을 불허하는 것은 지난 3월 양국정부간 합의를 깨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AT&T는 교환기입찰에 참여하지 못할 경우 미정부에 슈퍼 301조에 의한 무역보복을 요구하겠다고 압박했다. 자사 교환기 불합격 책임을 한국통신측에 떠 넘긴 것이다.


한국통신측은 이에 대해 “변경한 기능규격은 매년 신문에 공고하므로 특정업체에 늦게 통보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크리스티나 런드 미USTR부대표는 그해 10월19일 “ AT&T의 교환기 불합격은 한국통신이 관련정보를 차별적으로 공개해 발생했다”면서 “ 이는 협정위반으로 제제조치 대상”이라고 말했다. 미AT&T측의 주장을 그대로 옮긴 것이었다.


한국측은 “한국통신 기술규격은 공개적인 입찰공고를 통해 공고되는 것으로 한국기업과 담합했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으며 입찰공고 이후 기술규격을 변경한 일이 없다”며 미국측의 주장에 반론을 폈다.


그해 10월23일 박건우 주미대사(외무부차관. 경희사이버대총장 역임. 작고)를 만난 바세프스키 미USTR부대표는 미AT&T의 한국통신 교환기 입찰에 참여를 허용해 줄 것을 요청했다.


미국 캔터 USTR대표는 그해 12월1일 경상현 정통부장관 앞으로 서한을 보내 한국통신이 12월 입찰하는 한국통신 교환기분야에 AT&T 신기종을 참여를 허용해 달라고 요구했다.


캔터 대표는 이에 앞서 박재윤 통상산업부장관( 부산대학교 총장 역임)과 공로명 외무부장관(현 세종재단 이사장) 등 통상장관에게 미AT&T사의 한국통신 교환기 입찰 참여를 강력히 요구했다. 미국측은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미국은 한국에 대해 제제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경상현 장관은 12월9일 캔터대표에게 답신을 보냈다.

경 장관은 서한에서 “한국통신 입찰에는 신형이 아닌 기존제품은 모두 참여가능하며 기술규격은 이미 1992년 12월30일 제정해 공표해 AT&T가 국내업체보다 늦게 규격을 알았다는 주장은 억지”라며 거부의사를 밝혔다.


한국통신도 이날 알렌 AT&T회장과 통신망부분 맥클린 사장에게 캔터대표의 서한을 반박하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한국통신은 “AT&T는 신형교환기의 기능을 보완하는 일에 협조해 주고 더 이상 USTR등 미국정부를 통한 통상압력은 문제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국통신과 AT&T는 교환기 입찰 참여를 놓고 1995년 12월까지 밀고 당기는 힘겨루기를 계속했다. 한국통신과 미AT&T 관계는 ‘화평(和平)끝, 갈등 시작’시작이었다. 평화는 순간이고 갈등은 오래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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