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사진)이 불기 2560년 부처님오신날(5월14일)을 앞두고 4일 봉축 법어를 발표했다.
진제 스님은 “각자 맡은바 직분(職分)에 충실할 때, 그 날이 바로 부처님 오신 날”이라며 “지구상의 모든 이웃의 아픔과 슬픔을 함께하며 그 고통을 덜어주고 대신 앓는 동체대비의 대승보살도를 시현(示現)하는 그 곳이 부처님 오신 도량”이라고 강조했다.
진제 스님은 “산과 넓은 들에는 백가지 꽃들이 다투어 피고, 달빛과 강빛은 냉랭하게 서로 비춤이라. 깨끗하고 묘하고 뚜렷이 밝은 지혜의 눈을 열어 부처님께서 오직 나만이 홀로 높다 하신 이 뜻을 모든 이들은 바로 볼지어다”라고 강조했다.
진제 스님은 “과학의 본질은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지구촌의 평화에 기여해야 함에도 중생들의 탐욕으로 인해 인간존엄과 생명존중이라는 절대적 가치가 전도돼 있다”며 “인류의 안전과 지구촌의 미래를 걱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진제 스님은 “고귀한 생명을 경시하고 무상한 물질을 숭배하는 이 깊은 병통을 치유하는 유일한 길은 ‘부모에게 나기 전에 어떤 것이 참 나인가?’라는 화두를 들고 각고의 정진수행으로 일념삼매에 들어 참나를 깨닫는 것”이라고 했다.
< 진제 스님의 봉축 법어 전문>
산광야백화쟁발(山廣野百花爭發)요/ 월색강광냉상조(月色江光冷相照)라.
발개정묘원명안(撥開淨妙圓明眼)하여서/ 식취유아독존의(識取唯我獨尊意)어다.
(산과 넓은 들에는 백가지 꽃들이 다투어 피고/ 달빛과 강빛은 냉랭하게 서로 비춤이라.
깨끗하고 묘하고 뚜렷이 밝은 지혜의 눈을 열어/ 부처님께서 오직 나만이 홀로 높다하신 이 뜻을 모든 이들은 바로 볼지어다.
부처님께서 사바에 오신 진리는, 농부는 밭 갈고 씨 뿌리며 땀 흘려 농사지어 추수하는 기쁨의 웃음소리 가득하고 노동자는 산업현장에서 망치 소리와 기계 소리가 쉼 없이 울려 퍼지고, 남북한 동포들이 조국강산(祖國江山)에서 각자 맡은바 직분(職分)에 충실할 때, 그 날이 바로 부처님 오신 날입니다.
지구상의 모든 이웃의 아픔과 슬픔을 함께하며, 그 고통을 덜어주고 대신 앓는 동체대비(同體大悲)의 대승보살도(大乘菩薩道)를 시현(示現)하는 그 곳이 부처님 오신 도량입니다.
우리겨레의 엄숙한 소명과 책무(責務)인 조국이 하나 되어, 남북동포가 겨레의 얼과 동질성(同質性)을 회복하여 서로가 얼싸안고 춤추며 태평성대(太平聖代)를 구가하는 그 때가 부처님과 함께하는 날입니다.
과학의 본질은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지구촌의 평화에 기여하여야 함에도 중생들의 탐욕(貪慾)으로 인해 인간존엄(人間尊嚴)과 생명존중이라는 절대적 가치가 전도(顚倒)되어 가공(可恐)할 무기를 개발하고 자연을 훼손함으로써 도리어 인류의 안전과 지구촌의 미래를 걱정하게 되었습니다.
고귀한 생명을 경시하고 무상(無常)한 물질을 숭배하는 이 깊은 병통(病痛)을 치유하는 유일한 길은 ‘부모에게 나기 전에 어떤 것이 참나인가?’라는 화두(話頭)를 들고 각고(刻苦)의 정진수행으로 일념삼매(一念三昧)에 들어 참나를 깨닫는 것입니다.
우주만유의 본질인 생명의 존엄성과 우주(宇宙)의 원리를 자각하여 일체중생(一體衆生)이 비애(悲哀)와 고뇌가 없는 영원한 생명의 실상(實相)을 현실세계에서 수용(收容)하여 대자유해탈(大自由解脫)의 경지(境地)에 이르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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