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무슨 황당한 경우인가. “그런 걸 왜 묻느냐. 너 진짜 맞는 수 있어.”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자신을 취재하던 여기자에게 한 막말이다. 언 듯 거두절미하고 들으면 마치 조폭이 부하에게 하는 거친 말투 같다. 자신을 취재하는 기자에게 ‘왜 묻느냐’니. 마치 기자가 뭘 하는지조차 모르는 사람같은 발언이다. 그가 권력을 거머쥐자 돌변한 것인가.
사연은 이렇다.
홍 대표는 지난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를 방문한 직후, 삼화저축은행 불법자금 연루설과 관련해 경향신문 여기자로부터 “이영수 KMDC 회장에게 돈을 받은 거 있나요”라는 질문을 받고 발끈해 한 발언이다.
이에 해당 기자가 “야당이 실명공개는 하지 않았지만 그런 주장을 하고 있다”고 되묻자 “너 나에게 이러기야. 내가 그런 사람이야. 버릇없이 말이야”라고 막말을 퍼부었다고 한다.
이 발언이 논란을 빚자 홍대표측은 경향신문과 해당기자에게 공식 사과를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홍대표 비서실장이 ‘대표님 앞으로는 더욱 말씀을 조심해야 합니다’라는 건의까지 했다지만 사고를 막지 못했다.
홍 대표는 서민적이고 직설적이었다. 말이 다소 거칠고 그래서 시끄러웠다. 솔직한 것이 그의 장점이기도 했다.
홍 대표를 놓고 엇갈리는 평가가 나온다. 대표되더니 사람이 변했다는 측과 변한게 없다는 측이다. 그는 인기드라마 ‘모래시계’의 주인공 검사다. 그는 ‘사고한 번 친적이 없다’고 자랑했다. 하지만 그는 대표가 되면서 전임 안상수 대표를 전철을 밟고 있다.
그는 여기자한테 역정을 내면서 막말을 하게 아니라 그런 의혹에 당당하게 대응하면 될 일이었다. 야당측이 근거없는 정치공세라는 점을 밝히면 끝날 일이었다. 설령 화가 나더라도 여당 대표답게 대응했어야 옳았다. 그가 여기자를 보고 정치를 하는가. 그는 언론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포부를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 그가 가진 권력은 국민에 대한 봉사를 위한 수단이다.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취재하는 기자를 향해 “너 진짜 맞는 수 있어.”라고 할 정도라면 그는 그런 기본을 망각했다. 일반 서민들을 향해서는 어떤 태도로 무슨 말을 할지 궁금하다. 서민의 아들이면 그렇게 조폭적 발언을 하는가.
그는 자신의 말처럼 변방에서 머물다가 여당 대표라는 중심으로 당당하게 입성했다. 그런 그가 조폭들이나 하는 막말을 기자를 향해 던졌다. 여당 대표가 되자 기고만장해 진것인가. 돌변한 언행으로 그는 ‘막말 준표’라는 딱지를 단 여당대표가 됐다. 그는 단기필마가 아니다. 집권 야당의 대표로서 국민 갈등을 통합하고 이해를 조정해야 할 책무가 있다. 그런 여당 대표가 한 기자의 질문에 발끈할 정도라면 그가 정권 재창출의 절묘한 정치적 보완재가 될 수 있을까 의문스럽다.
" 너 진짜 맞는 수 있어.” 홍대표의 변신치고는 고약한 변신이다.
물도시 서울과 오세훈 시장 (0) | 2011.07.27 |
---|---|
방송사 시사토론 왜들 이러나. (0) | 2011.07.16 |
시험에 든 홍준표 (0) | 2011.07.11 |
해병대 수뇌부는 '책임 열외'인가 (0) | 2011.07.09 |
MB 명운 '4대강 사업'에 걸렸다 (0) | 2011.06.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