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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의 결론은?

이현덕 칼럼

by 문성 2011. 9. 4.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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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신드롬이다. 연일 상종가다.  그게 거품인지 실상인지 알 수 없다.

 

안철수 서울대교수(사진)의 서울시장 출마여부를 놓고 각종 추측과 말이 춤추고 있다. 


그는 자신의 입으로 출마를 말하지 않았다.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은 안 교수가 출마할 가능성이 높고 그럴 경우 자신이 책임지고 선거를 총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가 안 교수와 교감을 갖고 하는 말인지는 알 수 없다. 그 밖에 그의 출마를 지지하거나 아니면 반대하는 이들도 많다.

 

안 교수의 서울시장 출마는 전적으로 그의 결정에 달렸다. 누구도 서울시장에 출마할 수 있고 안 교수도 출마 못할 이유가 없다. 그럼에도 정치판에 '사람망치는 병'이 도졌다는 느낌을 지울수 없다. 정치권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득표에 도움이 될만한 인물이 있으면 별별 수단을 다 동원해  정치판에 끌어 들였다.  


ICT분야에도 정치 희생물이 된 사람이 있다.
이찬진 현 드림위즈대표. 그는 90년대 IT붐을 대표했다. 한글과 컴퓨터를 운영하며 한국의 빌게이츠로 불렸다. 그런 그를 한나라당이 전국구 의원으로 영입했다.  국회의원이 된 후
그를 사석에서 만난 적이 있다. 근황을 물었다. 국회에 들어가지 전까지 그를 입에 마르도록 칭송했던 한나라당 의원들이 그가 국회에 들어가자 안면 싹 바꾸더니 졸지에 맨 막내로 취급했다고 술회했다. 몇 선(選)이 대접받는 국회에서 지역구도 아닌 전국구 초선 의원은 의원취급도 하지 않고 심부름꾼처럼 막 부려먹더라는 것이었다. 그는 6개월여 국회의원생활을 하다 그만 뒀다. ICT분야에서 일 잘하는 사람 끌어다 자신들 욕심을 채우자 내팽개친 것이다. 


근래는 문국현 전 창조한국당 대표를 들 수 있다. 그는 참신한 기업인으로 개혁의 아이콘으로 대단한 인기를 바탕으로 신당을 만들었다. 정치판에 새로운 돌풍을 불러 일으켰으나 결국 기존 정치에 휘둘리다 사람만 우습게 됐고 결국 좌초했다. 

 

안 교수가 서울시장에 도전하려면 다음 몇가지를 냉정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 고심하고 또 고심해도 정치를 하겠다면 출마해도 좋다. 그게 아니라면 정치를 포기해야 한다. 

 
우선 그의 권력의지다.  그는 기업CEO로서 자신의 의지대로 살았다. 정치판은 그게 아니다. 자신의 의지보다는 조직이나 국민의 뜻을 따라야 한다. 권력의지가 없다면 그는 아예 출마하지 않아야 한다. 서울시는 작은 대한민국이다. 어떤 경우에도 좌절하거나 후퇴하지 않을 정도로 강력한 권력의지를 갖지 않는한 그는 정치인으로 성공할 수 없다. 정치판은 도박판보다 더 탐욕이 넘치는 곳이다. 적과 동지가 없는 막가는 판이다. 상식과 논리로 산 그가 이런 생태계에서 살 수 있는가.

 

두번 째, 그는 출마선언과 더불어 국민 검증대에 올라서야 한다. 자신을 비롯해 가족의 모든 것을 드러내야 한다. 그는 사생활이 없다. 모든 것이 시시비비의 대상이 될 것이다. 재산축적과정도 따질 것이다.마치 유리창 안에서 벌거벗고 신체검사를 받는 것과 같다. 만에 하나 의혹의 그림자가 있다면 언론과 정치권이 그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털어 먼지하나 안날 정도의 검증대를 통과할 자신이 있는가.  

 

 

세번 째는 정치는 조직, 즉 세력 싸움이다. 정치지망생들이 여당 아니면 야당으로 가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그는 무소속을 언급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여야를 비롯한 기존 정당은 그를 견제할 것이다. 그들의 흑색전선이나 마타도어 등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조직없이 IT신기술을 이용한 선거만으로 당선을 자신한다면 지나치게 순진한 발상이다.  



넷째, 자금 동원력이다. 돈 안드는 선거는 이상론이다. 현실은 정반대다. 얼마가 됐건 그는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그와 잘아는 IT인들의 후원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여당이 그런 기업을 가만둘리 없다. 사정기관을 동원해 여당이 엄청난 압박을 가할 것이다. 과거에 그런 사례는 비일비재했다. 그가 최소한의 선거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가. 

 
다섯째. 진정한 자신의 결단인가. 서울시장 선거에 나왔다가 패배해도 다른 사람들은 손해 볼 게 없다. 그만 망가지는 것이다. 그는 아직은 무결점 후보다. 그는 정치경험이 전무하다. 대규모 공조직을 총괄해 본 일이 없다. 공직자들의 노회함이 어느 정도 인지 그는 잘 모를 것이다. 그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것은 기존 정치세력에 대한 불신감 때문이다.   


여섯번 째. 그는 미래 서울을 디자인할 정책을 가지고 있는가. 그가 무소속으로 출마한다고 해서 유리한 것은 없다. 최종 선택은 서울시민의 몫이다. 그가 서울시민의 마음을 매료시킬 미래 서울시정 구상을 갖고 있는가. 나름의 콘덴츠를 내놓지 못하면 서울시민은 그를 외면할 것이다. '이미지 정치'의 쓴맛을 서울시민은 맛본 상태다. 아직 확실한 시정구상이 없다면 그는 출마를 재고해야 한다. 서울시정 구상과  제안서 내는 것과는 천지차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그가 자신의 분야에서 존경받는 인물로 남기를 바란다. 그는 ICT와 학자로서 존경을 받고 있다. 그동안 인기가 높다고 생각했던 박찬종, 학자로 신망받던 정운찬 전총리 등을 보라. 이들은 신기루 정치인이 됐다.  일부 언론은 그의 출마를 부추키고 있다. 그가 실패해도 정치지형에 변화를 준다는 것이다.  그가 정치변화에 희생양이 돼라는 의미다.  무엇보다 그는 만능인이 아니다. 기업을 잘 했다고 정치도 잘 하는 것은 더욱 아니다.

 
안교수는 정치가 자신의 적성에 맞는가. 절대 주변 정치꾼들의 말에 현혹해서는 안된다.  안 교수는 고심하고 또 고민해 진로를 결정해야 한다. 그가 가려는 앞길은 온통 지뢰밭이다. 비정하고 험하며 변수가 많다. 안교수는 지금 인기 절정기다. 인기는 물거품과 같다. 그가 정치참여를 선언하는 순간, 눈앞에 지뢰가 나타날 것이다. 모르긴 해도 이제부터 그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등장할 것이다. 퇴로가 막힌 후에 후회하면 늦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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