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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돌풍'의 교훈

이현덕 칼럼

by 문성 2011. 9. 7.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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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간의 안철수 드라마가 막을 내렸다. 근래 보기 드문 대박 정치 드라마였다.
안 교수는 6일  '비정치의 정치'로  서울시장 출마 논란을 일거에 잠재웠다.  그 과정 또한 드라마틱했다.

여론조사에 나타난 높은 지지도, 국민의 열화같은 성원, 서울시장에 이어 대선까지 넘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하지만 그는 따지지 않고 서울시장 불출마를 선언했다. 대신 박원순 변호사로 후보를 단일화했다.  여야에서 벌어지는 서울시장 후보를 놓고 이전투구하는 꼴불견과는 천지차이다.

 기존 정치인들은 후보단일화를 하면서 밀고 당기며 계산했다. 반대급부도 챙겼다. 당장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사건을 보라. 선의건 아니건 물밑 거래를 했고 후보 사퇴를 전제로 거액을 주고 받았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불출마 선언이후 안 교수 인기는 오히려 치솟고 있다. 내년 대선 가상대결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앞섰다.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긴급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내년 대선 1대 1 가상대결에서 안철수 교수가 42.4%, 박근혜 전 대표가 40.5%로 나타났다. 박전대표를 이긴 건 그가 처음이다.  1.9%포인트의 근소한 차이지만 박 전 대표를 앞지르는 최초의 야권후보가 됐다.

 왜 그런가. 안 교수 돌풍이 정치권에 주는 교훈은 무엇인가.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배신감이다. 기존 정치권에게 더 이상 미래를 맡길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기존 정치인들은 말로만 국민의 대변자지 실제는 정반대다. 자기 이익을 대변하고 기득권자를 대변하는데는 물불 안가린다. 성희롱 발언을 한 국회의원을 감쌌다. 양극4화는 더 심하고 서민경제는 밑바닥인데 자신들의 세비와 연금은 올렸다. 심지어 정치자금으로 골프를 치러 다녔다. 이게 그들의 진짜 모습이다.  이래놓고 국민의 지지를 바란다면 연목구어나 다를 바 없다. 

 장관과 고위층의 위장전입과 편법적인 재산증식, 자녀들의 군복무 특혜 의혹은 왜 그리도 많은가. 이게 공정사회인가. 서민들의 돈을 흥청망청 탕진한 저축은행사태는 왜 흐지부지 했는가. 기존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땅바닥에 떨어졌다.  그런  정치권 업보가 경제나 정치에 대해 간혹 훈수를 두던 안 교수를 정치 실천자로 등장하게 한 요인이다.

 안 교수는 불출마후 대선 출마를 묻는 질문에 손사래를 치며 ‘교수직에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람의 미래는 알 수 없는 법이다.

 이번 안교수 돌풍은 기존 정치권에 대한 엄중한 경고다. 이런 추세라면 내년 총선에서 몰염치 국회의원의 물갈이는 불가피하다. 박근혜 전대표도 "이번 상황을 우리 정치가 새로운 출발을 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제 여야를 막론하고 언행일치하지 않는 사람은 국민한테 버림을 받는다. 사탕발림 말의 함정에 빠질 국민은 이제 없다. 정치불신의 고질병을 기존 정치권이 스스로 치유하지 못하면 그들은 퇴출당해야 한다. 안 교수 돌풍은 그의 정치참여와 무관하게 국민의 정서를 대변했다. 이제 정치권은 기존 패러다임으로 국민의 불신을 극복할 수 없다. 안 교수 신드롬이  정치권에 주는 냉엄한 교훈이다.  안 교수의 대박 2탄이 등장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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