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의 관심사는 데이콤주도의 제2 시내전화 컨소시엄구성에 쏠렸다.
데이콤과 한국전력, 두루넷은 컨소시엄구성과 지분배정을 놓고 발표내용 뒤집기와 혼선, 반전의 드라마를 막판까지 연출했다. 그만큼 난산이었다.
쟁점은 크게 두 가지 였다. 하나는 한전과 두루넷에 대한 지분 배정이었다. 지분 배정을 놓고는 기존 주요 대주주들의 반대가 심했다. 다른 하나는 두루넷과 한전의 동일인 여부였다.
3일간 이런 문제로 날마다 반전의 연속이었다.
1997년 4월28일.
두루넷 사업추진반장인 서진구 부사장(코인텍 사장 역임)은 기자회견을 열어 “데이콤이 제2주주 배정을 문서로 약속해 놓고 다른 소리를 하고 있다“며 데이콤을 향해 불만을 터트렸다. 데이콤은 기존 통신사인 한국통신과 경쟁하려면 자가통신망을 가진 한전의 참여가 절실했다.
4월29일.
데이콤은 두루넷의 지분요구 10%를 거부한 후 한전 8%, 두루넷 6%안을 제시했다. 두루넷은 이를 거부했다. 한전과 두루넷에 각각 8%씩을 배정해 달라고 버텄다.
접수 마감일인 4월30일 오전.
데이콤은 한전과 두루넷을 빼고 삼성과 현재, 대우, SK텔레콤 등 주요 주주들의 지분을 6%에서 8%로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한전과 두루넷은 컨소시엄에서 배제됐다고 설명했다. 기자들은 “데이콤 컨소시엄에 두루넷과 한전 불참”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회사로 송고했다.
이런 내용은 잠시 후 뒤집어 졌다. 데이콤은 “한전과 두루넷측의 요청으로 최종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면서 앞서 발표 내용을 취소했다. 이 헤프닝으로 기자들은 취소배경을 데스크에 보고하느랴 한바탕 소동을 벌였다.
그날 오후. 데이콤 사업추진반장인 조익성 상무(데이콤 전무 역임)가 기자들 앞에 나타났다. 지분합의가 안돼 한전과 두루넷을 컨소시엄 구성에서 배제키로 했다는 내용을 발표하기 위해서였다. 이 때 다시 상황이 급반전했다.
곽치영 데이콤 사장(16대 국회의원 역임. 한국위치정보 회장 역임)이 급히 기자들 앞에 모습을 나타냈다.
“ 한전과 두루넷측과 마지막 협상을 진행중입니다. 1시간만 기다려 주세요. 곧 최종안을 발표하겠습니다.”
접수 마감시간 10분전.
데이콤 조익성 상무가 기자들 앞에서 컨소시엄 구성 최종 합의안을 발표했다.
“한전과 두루넷이 컨소시엄에 참여키로 합의했습니다. 지분은 데이콤 10%, 한전과 두루넷 각각 7%, 삼성과 현대, 대우, SK텔레콤은 6% 등입니다. ”
극적인 타결이었다.
데이콤은 즉시 모두 4백44개 업체가 주주로 참여한 ‘하나로통신(가칭)’으로 사업자 허가신청서를 곧장 정통부에 접수했다.
곽치영 사장의 당시 회고.
“ 당시 막강한 한국통신(현 KT)와 경쟁하려면 자가통신망을 가진 한국전력의 역할이 중요했어요. 그래서 막후협상을 통해 몇 번의 고비를 넘기면서 최종 지분 배정에 합의한 것입니다. 기존 주요 대주주들을 설득하는 일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30일 오후 .
정통부는 허가신청서 접수를 마감했다. 접수 결과 시내.외전화와 주파수공용통신(TRS), 무선호출, 회선설비임대 등 5개 서비스분야에 모두 19개 기업이 신청서를 냈다.
제2 시내전화사업에는 데이콤 컨소시엄이 단독으로 신청했다.
이규태 정통부 통신기획과장(서울체신청장 역임. 현 한국IT비즈니스진흥협회 부회장)의 말.
“시내전화 사업자는 사실상 하나로통신(가칭)으로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심사도 1차와 2차를 한 것이 아니라 적격성여부만 판단했습니다.”
가장 많은 업체가 몰린 분야는 전기통신회선설비임대 분야였다. 삼성전자, 현대전자, 한솔그룹계열의 APII를 포함, 모두 6개 업체가 신청해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부산.경남권 무선호출사업도 제일텔레콤, 21세기통신, 부경이동통신 등 3개 업체가 몰려 3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대전.충남권과 전북, 강원지역에 복수업체가 신청해 2파전의 양상을 보였다.
시외전화는 제3국제전화사업자인 온세통신에 맞서 도로공사-제일제당 컨소시엄인 한국고속통신이 2파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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