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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중의 배신

이현덕 칼럼

by 문성 2013. 5. 10.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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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신, 망신, 대망신이다. 국제 망신이다. 

 

대통령 해외 순방 중 청와대 대변인의 부적절한 처신으로 경질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부적절한 처신이란 게 다름아닌 성추행 의혹이다. 여성 대통령의 입인 대변인이 해외 순방 중 성추행으로 경질됐으니 이런 망신이 없다.

 

이남기 청와대 대통령 홍보수석은 9일 오전 10시 50분(현지시간)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을 전격 경질했다고 발표했다. 청와대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9일 윤창중 대통령 비서실 대변인을 경질하기로 했습니다.

경질 사유는 윤창중 대변인이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수행 중 개인적으로 불미스러운 일에 연류 됨으로써 고위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행동을 보이고 국가의 품위를 손상시켰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정확한 경위는 주미 대사관을 통해 파악 중이며 사실이 확인되는 대로 투명하게 밝히도록 하겠습니다“

 

윤창중 전 대변인은 문화일보 논설실장 출신이다.

이명박 대통령시절 이상득 전 의원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 칼럼으로 사주측의 압력으로 회사를 그만 두었다. 그 후 ‘윤창중의 세상갈럼’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보수논객으로 강력한 이미지를 구축했다. 이를 토대로 대통령직 인수위 대변인을 거쳐 청와대 대변인에 임명됐다.

 

그가 청와대 대변인으로 발탁되자 부정적 여론이 높았다. 특히 문재인, 안철수 등 그가 비판적으로 다뤘던 지지층의 반발이 심했다. 자질논란도 제기됐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반대여론를 무릅쓰고 임명을 강행했다. 그의 출세기는 극적이었다. 권력층에 진입한 그의 앞날은 탄탄대처렴 보였다.

 

하지만 이번 일로 그는 모든 걸 한 방에 날려 보냈다. 등장도 깜짝이었지만 퇴장은 더 충격적이다. 그가 업무처리 과정에서 실수를 했다면 넘어 갈 여지가 있다. 인간인 이상 실수할 수 있다. 하지만 독신인 여성 대통령을 수행한 청와대 대변인이 21세의 인턴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아 마치 도망치듯 귀국했다면 이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 망신이다. 개인 추태로 끝낼 수 없다. 그만큼 사태는 심각하다. 

 

이번 사태의 일차적 책임은 그에게 있다. 고위 공직자로서 자신에 대해 누구보다 엄격했어야 했다. 그는 국가품위를 손상시켰다. 대통령 해외 순방 중 비공식 일정 중에 벌어진 성추행 의혹이라도 누가 정상적이라고 보겠는가.  균형잡힌 사고와 통창력을 가진 청와대 고위 공직자라면 언감생심이다. 더욱이 이튼날 박 대통령은 미의회 연설을 앞두고 있었다. 그런 시기에 술을 마시러나갔다면 공인으로서 자세에 문제가 있다.

 

그는 9일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후 그는 청와대 민정라인의 조사를 받았다. 그는 현재 연락두절상태라고 한다. 

 

이번 일로 박 대통령의 방미성과는 빛이 바랬다. 박 대통령의 방미를 보는 국내 여론은 호의적이었다. 이번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설로 인해 박 대통령의 불통인사가 다시 도마위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야당한테는 대통령의 불통 인사를 두고 두고 공격할 빌미를 마련해 주었다.  

 

이유야 어째됐건 윤 전 대변인은 국민과 박 대통령을 배신했다. 국격에 흠을 냈으니 이는 곧 대한민국 국민의 얼굴에 먹칠을 한 셈이다.  

 

정와대는 이번 일을 감추려 하거니 축소해서는 안된다.

 

우선 청와대는 이번 사태의 전말을 사실대로 신속히 밝혀야 한다. 그 과정에 잘못이 있다면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박 대통령도 이번 사태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 그가 임명한 대변인이 잘못을 했으니 대통령도 책임이 있다. 이 문제를 질질 끌다간 사태를 더 악화시킬 것이다.

 

다음은  인사제도의 대폭 개선이다. 윤 전 대변인 사건은 불통인사의 참극이라고 해도 할말이 없다. 앞으로 청와대는  도덕성과 능력 등에서 문제가 없는 인사를 발탁해야 한다. 신속하게 후속대책을 발표해 윤 전 대변인과 같은 인사 참사를  막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공직 기강을 확립해야 한다. 대통령이 이튼날 의회연설을 하는 마당에 대변인이 호텔바에서 술을 마신다는 게 설득력이 있는가.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청와대 내 기강이 말이 아니다. 청와대 내에서도 이 일에 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

 

블로그를 통해 출세한 윤 전 대변인은 아이러니하게도 미주 한인 여성들이 운영하는 일종의 블로그인 '미시USA'(Missy USAㆍwww.missyusa.com)에 추행설이 실리면서 문제가 불거졌다.이 사이트는 지난 1999년 한 포털사이트의 동호회로 시작한 뒤 지난 2002년 11월 자체 웹사이트로 서비스를 시작한 미주 최대의 여성 온라인 커뮤니티로 알려졌다.

 

블로그로 출세한 그가 블로그로 권부에서 탈락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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