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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국이 쓴 " 한없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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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성 2013. 8. 21.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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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은 흘러도 기록은 남는다.

 

33년 전인 1980년 10월1일. 조선일보 ‘젊은이의 발언’란에 ‘한없이 들려 주고 싶은 이야기’라는 제목의 글이 실렸다.

 

 

 

기고자는 전재국. 당시 전두환 대통령의 장남이다. 그는 대학 2년생이었다.

전 대통령은 그해 9월1일 11대 대통령 취임한 상태였다. 현직 대통령의 아들이 언론에 가정사를 주제로 기고한 일은 극히 드물었다.

 

200자 원고기 10불량의 글이었다.

그는 참으로 긴 방학이었다는 말로 글을 시작했다. 대학가의 데모를 교정에서 지켜보면서 고통을 견디기 어려웠지만 그는 친구들을 두둔했다고 했다.

 

전 전 대통령이 어느날 밤 늦게 술을 먹고 들어와 “이놈들, 네 친구들이 나를 유신잔당의 괴수라고 한다며? 화형식도 했다더라”며 눈물을 보였다고 했다. 강절같은 의지의 군인이었던 아버지의 그의 말에 하마터면 " 제발 아버지 다 그문 두시고 우리끼리 오손도순 웃으며 살아가요”라고 말할뻔 했다.

 

산 바람이 창문에서 스산하게 요동치던 겨울밤 , 12월 12일 , 전 전 대통령은 집을 나서며 가족에게 "아버지는 시골 빈농에서 태어나 군 장성이 되었으니 내 인생에 결단코 후회는 없다. 만약 이 아버지에게 불행한 일이 일어나 너희들에게 세상의 온갖 모욕과 멸시가 주어진다고 하더라도 결코 좌절하거나 용기를 잃지 말고 굿굿히 살아가야 한다“는 말을 남기고 뒤도 안보고 나갔다고 했다. 12.12사태 전야의 상황이다.

 

전 전대통령은 11대 대통령이 됐다. 재국씨는 이에 대해 “아버님이 진정 아집과 사심없이 국가를 위하해 주어진 기긴동안 훌륭히 봉사하시고 우리들 네 남매의 자상하신 아버지로 다시 돌아오실 날을 바라며 손을 모은다”고 했다. 

 

재국씨는 "이제는 정말 다른 차원에서 내 아버지에 대한 진정한 비판의 소리를, 또 진정한 충고의 소리를 내 학우들로부터 들었으면 한다. 너무도 긴 방학이었다"며 글을 마무리 했다

 

그가 당시 어떤 마음으로 이 끌을 썼는지는 알 수없다. 그 후 전 전 대통령은 단임을 실현하고 퇴임했지만 백담사 유배, 반란수괴죄로 구속 사형선고 , 사면 등 우여곡절 끝에 연희동으로 돌아갔다.

 

 

그가 자식들한테 자상한 아버지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전 전대통령은 추징금 1673억을 내지 않았다. 급기야 새 정부들어 추징금환수와 비사금 수사로 진행중이다. 다른 시련이 시작됐다. 처남은 구속됐다. 자녀들도 줄줄히 소환을 앞두고 있다. 검찰은 죽은 권력에 대해 무자비하다. 멀리 볼 것도 없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검찰 수사중 자살했다.

 

이제 전 전 대통령과 재국 씨와 가족은 결단해야 한다. 명예를 지킬 것인가 아니면 재산을 취할 것인가. 재국씨가 33년전 글에서 쓴 것처럼 국민의 비판이나 충고의 소리를 들었다면 선택은 자명하다.

 

전 전 대통령도 1931년생이니 우리 나이로 83살이다.  그도 여생을 편안하게 살아야 한다. 그러자면 장남인 재국씨의 역할이 중요하다. 

 

재국씨가 국민에게 '한없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가. 아버지의 명예를 지키는 일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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