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정부를 성공적으로 끝낸 지 2개월여 후인 2003년 1월 25일.
겨울 햇살이 따사로운 주말 오후였다. 이날 평온함을 시샘하듯 인터넷이 마비되는 사상 초유의 사이버 암흑세상이 우리 앞에 등장했다. 이른바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던 1.25인터넷 대란이다.
이날 오후 2시 30분경.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이상철 정보통신부 장관(현 LG유플러스 부회장)의 자택 거실의 전화벨이 울렸다. 정통부 K과장이었다.
“장관님, 인터넷이 이상하다고 합니다”
“뭐가 어떻게 이상하다는 겁니까.”
“여기저기서 인터넷이 불통이라고 합니다”
이 장관은 느낌이 안 좋았다. 그는 전화기를 내려놓고 곧장 차를 운전해 정통부로 출발했다. 3시 10분경 정통부에 도착한 이 장관은 김치동 초고속정보망과장(현 한국엔지니어링협회 부회장)으로부터 간략한 보고를 받고 KT에 전화를 걸었다.
“지금 어떤 상황입니까.”
“원인을 파악 중인데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김치동 당시 과장의 증언.
“주말인데 저와 김준호 인터넷정책과장(현 우정사업본부장)이 정통부에 남아 있었습니다.”
이 장관은 정통부 관련자들은 모두 소집하라고 지시했다. 정통부는 이때부터 급박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 시각. 퇴근했던 김창곤 정통부 정보화기획실장(정통부 차관 역임, 현 한국케이블연구원장)도 김준호 과장의 전화를 받았다.
“여기저기서 인터넷 접속이 잘 안된다고 합니다”
“인터넷서비스업체(ISP)들은 뭘 하고 있습니까.”
“현재 KT에서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 아직 원인을 찾지 못했습니다.”
김 실장의 증언.
“이거 무슨 일이 터졌구나 싶어 정통부에 도착했더니 이 장관이 벌써 나와 상황을 진두지휘하고 있었습니다. 이 장관의 상황대처능력은 탁월했습니다.”
차양신 정보보호기획과장(현 한국전파진흥협회 부회장)도 마찬가지였다. 퇴근했던 그도 “인터넷이 잘 안 된다.”는 연락을 받고 정통부로 복귀했다.
사상초유의 인터넷 대란의 시작은 일반 인터넷사용자의 신고 전화로 시작됐다.
이날 오후 한국정보보호진흥원(현 한국인터넷진흥원) 해킹바이러스상담지원센터.
주말 오후여서 근무자 30여 명 중 철야 당직자 2명을 제외하고는 퇴근한 상황이었지만 이 날은 묘한 우연의 일치인지 직원의 집들이를 가기로 해 열댓 명이 모여 있었다.
이런 가운데 118번으로 일반인의 “인터넷이 안 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보통 휴일에 그런 전화가 5-6통 접수됐지만 이날은 신고가 급증했다. 이런 보고를 받은 임재명 당시 센터장((현 한국인터넷진흥원 인터넷진흥본부장)은 KT와 ISP에도 연락해 사태를 파악했다. 그 결과 일부 ISP도 불통사태였다. 일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집들이 가기로 한 직원들을 업무에 투입하고 귀가한 직원들도 호출했다.
임재명 당시 센터장 말.
“ISP들에 전화해 보니 불통인 곳이 나타났어요. ‘강력한 웜이 터졌구나’고 판단해 정통부 손지윤 사무관(현 서기관, IDB파견)에게 ‘이상 징후가 있다’고 연락했습니다. 그도 명동에 나와 있다가 곧바로 정통부로 돌아왔다고 합니다.”
비슷한 시각. KT와 하나로통신, 두루넷 등 초고속 인터넷서비스업체의 DNS서버에도 트래픽 과다 현상이 발생했다. 오후 3시 경 국제 관문국인 KT혜화전화국 DNS 서비가 사실상 다운상태에 놓였다. 성인수 당시 KT네트워크본부장(kts감사역임)도 국회 증언에서 “KT 의DNS 서버의 부하율은 지방은 20-30%, 혜화전화국은 50%의 여유를 보이는데 이날은 이를 초과한 트래픽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ISP인 드림라인도 데이터 트래픽이 폭증하지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네트워크의 트래픽이 급증하는 이상 징후가 발생했다”고 신고했다. 김금주 당시 드림라인기술본부장은 국회증언을 통해“이상 징후를 발견하고 대응을 하다가 오후 3시 10분경 전화로 고를 했다”고 밝혔다.
오후 3시 30분경 정통부는 유영환 정보기반심의관(정통부 장관 역임, 현 한국투자증권 부회장)을 반장으로 한 실무대책반을 구성하고 비상근무체제에 들어갔다.
오후 4시경 한국정보보호진흥원은 이번 인터넷 불통의 원인이 웜 바이러스인 것으로 추정한다는 진단을 내렸다.
임재명 센터장의 이어진 증언.
“데이콤의 스니퍼장비를 네트워크에 연결해 서비스포트를 점검해 보니 1433,1434포트가 나왔습니다. 과거에 유사한 경험이 있어 이를 각 ISP에 연락해 이 포트를 차단하도록 고지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현장 대응이 가장 중요합니다.“
정통부도 각 ISP에 문제의 1433,1434 포트 차단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KT,하나로통신, 가입자 수용 라우터의 포터는 차단됐다.
오후 5시. 이 장관은 실, 국장 대책회의를 주재했다. 이 자리에서 이번 사태의 정확한 원인 파악과 비상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 장관은 KT혜화전화국으로 이동해 현장을 지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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