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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나들이(3) 서산 정순왕후 생가

여행. 맛집. 일상

by 문성 2019. 4. 27.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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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소녀는 총명했다. 임금 영조 앞에서 조금도 주눅들지 않았다. 영조는 조선 21대 임금이다. 재위기간이 52년이었다.

 

영조와 소녀의 문답은 이랬다. 영조의 물음에 소녀는 망설임없이 답했다.

 

 이 세상에서 가장 깊은 것이 무엇인가

인심이 가장 깊습니다

 

가장 아름다운 꽃이 무엇이냐

목화입니다

 

이유가 뭐엇인가

목화는 비록 멋과 향기는 빼어나지 않으나 실을 짜 백성들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는 꽃이니 가장 아름답습니다.”

 

고개 중에 가장 어려운 고개는 무엇인가

보리고개입니다. 춘궁기에 보리 익을 때까지 견디는 고비는 겪어보지 않고는 모릅니다

 

영조는 소녀의 깊은 생각과 영특함에 감탄했다. 이 이야기는 영조가 계비인 정순왕후를 간택할 때 일화다. 조선 후기 야사를 기록한 대동기문에 실린 내용이다.

 

정순왕후는 1745년 태어나 15살 때 51세 연상인 당시 66세인 영조와 혼인했다. 조선 개국이후 가장 나이 차이가 많은 혼인이었다.

 

영조는 1757, 정비인 정성왕후(貞聖王后)가 승하하자 부왕인 숙종의 유지에 따라 후궁들 중에서 새 왕비(王妃)를 책봉하고 정식 중전간택을 통해 김한구의 딸인 정순왕후를 새 왕비(王妃)로 정해 창경궁에서 혼례를 올렸다.

 

혼례당시 정순왕후는 영조의 아들인 사도세자와 며느리인 혜경궁 홍씨보다 10살이나 어렸다.

 

 

정순왕후 생가(사진)는 서산시 음양면 유계리에 있다. 개심사에서 생가까지는 20여분 걸렸다. 생가는 큰 길에서 1km쯤 샛길로 들어가자 길가에 있었다. 1988830일 충남도기념물 제68호로 지정했다.

 

생가는 아득하고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 생가 앞에 300년생 느티나무(사진)가 그 말없이 서 있다.

 

 

생가 앞에 대문이 열려 있으면 들어와도 좋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마침 문이 열려 있기에 내부로 들어갔다. 내부는 말끔히 정돈했고 큰 향나무(사진)와 꽃나무, 수석들로 정원을 아름답게 조성했다

 

우리가 간 날은 내부 수리중이었다. 공사 중이어서 안채까지는 들어가지 못했다. 조용히 생가 주변을 둘러보고 발길을 돌렸다. 그 시절 인물들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그들이 남긴 발자취는 뒷사람들을 부른다. 우리도 역사의 손짓에 따라 그곳에 간 것이다.

 

세월은 물처럼 흐르지만 역사는 살아 숨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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