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의장(사진)은 지금은 국내 최고액 기부왕이다. 지금까지 5조원을 기부한 국내 기업은 없다.
가진 이들이 손에 쥔 것은 내놓은 일은 쉽지 않다. 오죽하면 "부자가 천국에 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보다 어렵다"는 경구도 있다. 또 “ 쌀99섬을 가진 사람이 자기 욕심을 채우기 위해 쌀 1섬을 가진 사람에게 100섬을 채우게 해 달라”고 했다는 속담도 있다.
인간 탐욕이 마음에 불을 붙이면 부모형제도 눈에 안 보인다. 우리가 쉽게 목격한 국내 재벌가의 상속다툼이 현장 증거다. 부모와 자식 간, 형제 간의 상속분쟁은 얼마나 추악한가.
저승길에 입는 수의(壽衣)에는 주머니가 없다. 인생을 마감하고 저 세상으로 떠날 때는 누구나 빈손이다. 천하에 없는 재벌이라도 저승길에 동전 한 푼 가지고 가지 못한다.
아기가 세상에 나올 때는 주먹을 쥐고 있다. 죽을 때는 손을 펴고 세상을 떠난다. 우리는 예외없이 빈손으로 왔다가 돌아간다. 세상 이치가 이런데도 더 많은 돈을 가질려고 무한 욕심을 부리는 게 인간이다.
카네기는 “자녀에게 엄청난 재산을 물려주는 부모는 결국은 자녀의 재능과 에너지를 죽이는 것이다. 재산을 물려주지 않는다면 자녀들은 더 유용하고 가치 있는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기업인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경구다.
김 의장은 벤처 1세대다. 그는 가난한 잡에서 자랐다. 어릴 적엔 여덟 식구가 방 한 칸짜리 집에서 살았다. 공부를 잘 해 5남매 중 혼자 서울대학교를 졸업했고 서울대 대학원에서 공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졸업 후 삼성SDS에 입사했다. 이후 한게임과 카카오를 창업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IT 기업가로 우뚝 섰다. 김 의장은 최근 친척에게도 자신의 재산 일부를 나눠 주었다.
카카오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눈 길 끄는 게 카카오 인권경영선언문이다.
“카카오는 기술과 사람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기술과 서비스로 세상에 없던 새로운 관계를 만들기도 합니다. 가보지 않은 길을 두려워하지 않고, 개선 이상의 혁신을 추구합니다. 이를 통해 카카오는 사회가 보다 선한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기여하고자 합니다.
카카오는 이 과정에서 인간 중심 철학을 기반으로 서로를 존중하며 모두가 함께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내부 구성원은 물론, 이용자, 투자자, 주주, 비즈니스 파트너 및 지역사회까지 포괄한 모든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인권 존중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일하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국제연합(UN)의 ‘세계인권선언’, ‘유엔 기업과 인권 이행 지침’, ‘국제노동기구(ILO) 선언’ 등의 인권에 관한 국제적 원칙들을 지지하고, 해당 원칙들이 반영된 국내 법령을 준수하겠습니다....이하 생략“
김 의장은 의도했건 아니건 한국 기부문화에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 서산대사가 답설가((踏雪歌)라는 시에서 말한 것처럼 그의 기부는 다른 기업인들게 새로운 기부 이정표가 될 게 틀림없다.
답설가 (踏雪歌)
踏雪野中去(답설야중거) : 눈덥힌 들판을 밟아갈때에도
不須胡亂行(불수호란행) : 모름지기 그 발걸음을 어지럽게 하지말라
今日我行跡(금일아행적) : 오늘 내가 걸어간 발자취가 이정표가 되리니
遂作後人程(수작후인정) : 반드시 뒤사람의 이정표가 될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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