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 출범으로 IT강국의 꽃은 차츰 만개하기 시작했다.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앞서가자”.
이 구호처럼 정보화에 가속도를 낸 것도 이 무렵부터다.
조직의 변화는 새로운 출발을 의미했다. 94년 12월 24일 김영삼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청사로 돌아온 경상현 정통부 장관은 취임식을 가진 후 두 가지 일을 처리하면서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하나는 현판식이었다. 관련 기관장과 단체장 등 1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보통신부’란 현판식을 청사 1층 입구에서 가졌다.
이어 회의실에서 간부회의를 주재했다. 경장관은 기존 정보통신부 영문 명칭을 MOC 에서 MIC(Ministry of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로 변경했다.
늘 그랬듯이 새 출발에는 인사가 뒤따르기 마련이다. 정부는 94년 25일 정보통신부 차관에 이계철 기획관리실장을 승진 발령했다. 27일에는 정보통신부 1급 인사를 단행했다. 경장관 취임 후 첫 1급 인사였다. 정통부 기획관리실장에는 박성득 정보통신정책실장(정통부 차관. 한국정보사회진흥원장 역임. 현 한국해킹보안협회장)을 전보, 발령했다. 그리고 정보통신정책실장에는 정홍식 전산관리소장(정통부차관. LG데이콤부회장 역임)을 승진, 발령했다. 박 실장은 체신부 통신정책국장과 전파관리국장, 정보통신정책실장 겸 초고속정보통신망구축기확단장 등 부내 요직을 두루 역임하면서 IT강국 기반을 다지는데 앞장 섰다. 정 실장은 청와대 경제비서실에서 10년 넘게 근무하면서 산업정책의 기획 실무를 담당했다. 전산망위원회 사무국장을 거쳐 체신부 정보통신국장과 전산관리 소장을 지냈다.
인사와 관련한 경 장관의 회고.
“정홍식 실장은 승진 인사에도 불구하고 별로 내키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그는 우정국장으로 가길 원했습니다. 하지만 청와대에서 10년간 산업정책을 다뤘고 체신부 통신정책국장을 지낸 바 있어 ‘당신이 안하면 누가 하느냐’고 설득해서 발령을 냈습니다”
95년 새해를 맞아 정보통신부는 IT 신천지 개척 열망으로 한 껏 들떠 있었다. 첫 관문은 대통령에 대한 새해 업무보고였다.
그해 1월 6일 오전 9시 청와대 춘추관. 김영삼 대통령은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신년 기자회견을 가졌다. 김 대통령은 이날 자신에 찬 모습으로 세계화를 국정목표로 제시한 후 “정보화시대라는 새로운 조류가 지구를 하나로 만들면서 세상을 바꾸고 있다‘면서 ”이제 세계는 무한경쟁의 무대가 되었다“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기술개발없이 국가경쟁력을 높일 수 없다“며 국가경쟁력 강화에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김 대통령은 95년도 새해 업무보고 형식을 대폭 간소화했다. 그간의 관행인 부처 개별보고를 받지 않고 대신 부처를 기능별로 나누어 합동업무 보고를 받았다. 청와대측은 시간낭비를 줄이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각 부처는 핵심 과제 3-4건만 보고했다.
김대통령은 9일 오전 청와대에서 정보통신부와 과학기술처 등 관련부처 국장급이상 간부 2백 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제부처에 대한 새해 첫 업무보고회의를 주재했다.
경 장관은 이날 “시외전화 부문은 새 사업자를 선정해 경젱체제를 도입하고 개인휴대통신(PCS)신규 사업자도 새로 허가하겠다”고 보고했다. 이어 “ 서울-대덕 간 초고속정보통신 선도 시험망을 구축하고 한국통신 정부주식 14%를 추가 매각하겠다”면서 “모뎀 등 IT기기 10종을 선정해 세계 일류 상품화 육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정보통신부 업무와 관련한 특별한 지시나 당부를 하지 않았다.
경 장관의 회고.“대통령께서 정보통신부 업무에 대해 특별히 지시한 사항은 없었습니다. 대신 경제부처 공통사항으로 세계화를 위해 일류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정보통신부는 1월 11일 95년도 주요업무계획을 발표했다. 정통부가 한 해 추진할 구체적인 정책구상을 국민에게 밝힌 것이다. 크게 △초고속정보통신기반구축과 △정보통신산업 육성△신규 정보매체활성화 △통신산업 경쟁력강화△해외진출 지원△통신이용 편익 증진 등이었다.
하지만 IT업계의 눈길은 통신산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했다. 그 핵심은 신규사업자 하가였다. 먼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제2시외 전화사업자 및 PCS사업자를 올해 안에 신규허가하고 한국항망전화와 주파수공용통신(TRS)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이는 통신사업의 경쟁체제를 더 확대하겠다는 정책변화의 시그널이었다. 특히 통신시장 진출을 노리는 대기업들의 관심도가 높았다.
경 장관의 말.
“시장개방 요구 등으로 국내 통신시장에 경쟁체제를 더 갖춰야 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미 체신부시절부터 그런 정책 노력을 해 왔어요. 통신시장에 복수사업자를 선정해 공정 경쟁을 하고 불필요한 규제를 풀어 경쟁력을 높여 나가는 것이 당시 통신정책의 과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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