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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율배반의 국회의원

이현덕 칼럼

by 문성 2010. 11. 15.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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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국회의원이 농담조를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국회의원들이 단합하면 남녀의 성별을 바꾸는 것 빼고는 다 할 수 있다”

 

웃어 넘겼지만 빈 말이 아닙니다.  입법권을 가진 국회의원들이 한 데 뭉치기만 하면 뭘 못하겠습니까.  대통령도 자리에서 밀어 낼 수 있습니다. 그런 모습을 우리는 봤잖습니까. 

 

요즘 청목회 사건을 보면서 문득 그 말이 생각난 것은 국회의원들의 언행을 납득할 수 없어서입니다.
15일 청목회가 정치권에 제공한 후원금의 규모가 3억380만원인 것으로 15일 확인됐다고 합니다. 돈을 받은 국회의원도 당초 알려진 33명보다 5명 많은 38명이라고 검찰이 밝혔습니다. 

 

사실인지는 두고보면 알 일입니다. 하지만 법을 만든 국회의원들이 법을 위반한 혐의가 있어 검찰이 수사를 하는데 강력 반발하는 모습은 의아합니다. 법대로 하는데 국회가 들고 일어날 이유가 무엇인가요. 상식적으로 판단하면 뭔가 구린데가 있어 미리 방어벽을 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이율배반적인 행동이 아닌가요. 상식적으로 보면 먼저 자신의 결백을 밝혀 달라고 해야 하지 않나요. 

 

물론  검찰이 다른 사건에 대해 공명정대하고 법대로 수사를 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많습니다. 죽은 권력에 대해서는 가혹하리만큼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살아있는 권력은 알아서 기는 그런 수사행태를 보인 것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런만큼 검찰이 불신을 사는 것은 인과응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멀리 볼 것도 없이 노무현 전대통령 수사 때는 어떻했습니까. 별 시시콜콜한 내용까지 언론에 공개됐습니다. 그런 검찰이 청와대의 민간인사찰은 구체적 증거가 드러났는데도 혐의를 찾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대한민국 검찰이 그 정도 인가요. 천만의 말입니다. 검찰에 한 번이라도 불려 간 사람들한테 물어 보십시오.

 

검찰이 얼마나 철저하게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있는지 당사자들이 놀라 자빠질 정도랍니다. 오리발을 내 밀수가 없다고 합니다. 내로다하는 인물들이 검찰에 가기 전 사실무근이라고 오리발을 내밀다가 구치소로 갈 때는 면목이 없다고 하는 게 다 이유가 있습니다. 들통이 났는데 용빼는 수가 있나요.

 

그런 점과 별개로 이번 사건만 놓고 본다면 국회는 정치중심주의적 사고에 빠져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우선 국회는 자신들이 정치자금법을 만들었습니다. 그래 놓고 법을 위반한 혐의로 수사하는 검찰에 대해 핏대를 세웁니다. 여야가 따로 없습니다. 자신들의 이해가 걸려 있어서 그런가요. 웃기지 않습니까. 편협한 생각 아닙니까. 심지어 ‘공포정치’ ‘국민주권’에 대한 도전이라고도 말하더군요.  

 두번 째는 국회의원들은 특정 사건에 대해 이구동성으로 ‘성역없는 수사’를 외쳤습니다. 특히 대통령과 관련된 사안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성역없는 수사’를 촉구했습니다. 그렇다면 자신들에 수사를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성역을 외치는 것이나 다를 바 없지 않겠습니까. 국민 보기에 부끄럽지 않나요. 아니면 세상이 만만하게 보이나요.

 

법 질서 확립과 공정사회는 법앞에 동등해야 합니다. 힘 있고, 돈 있고, 권력 있다고 법 의 저울 앞에서 제외되고 힘 없고, 돈 없고, 권력 없는 서민들만 법 앞에 엄격하다면 누가 정부와 국회를 검찰을 신뢰하겠습니까.

 

요즘 일부 국회의원의  대정부 질문이나 상임위에서 하는 행태는 정말 역겹습니다. 저런 저질의 인물이 어떻게 공천을 받아 당선됐는지 불가사의 합니다. 딸랑이도 정도가 있어야 합니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청와대와 당만 보입니까.  공천만 받으면 된다는 식입니다.  지역사업을 따내기 위해 속이 뻔히 들여다 보이는 발언을 합니다. 그 사업을 따면 요즘은 모르겠습니다만 과거에는 공사비의 몇 %는 국회의원한테 흘러 갔다고 합니다. 지역을 위한 명목아래 자신의 잇속도 채운 것입니다. 

 

남보다 많이 배운 정치인들이니 자신의 방패를 위해 무슨 논리인들 못 만들어내겠습니까. 검찰이 어떻게 하는지,정치인들이 뭐라고 하는지, 그리고 수사결과가 어떻게 나오는지 결과를 지켜 보는 게 정도가 아닐까요.

 

 

구태를 벗어나자면 아픔이 필요합니다. 국회의원 수는 왜 그리 많습니까.  국회의원이 많아야 나라가 잘 되나요.  개인적으로 국회의원 수를 대폭 줄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회의원들이 비리 혐의가 있다면 당연히 수사해 사실을 명명백백하게 가려야 하지 않나요. 그래야 국민 앞에 당당하지 않겠습니까. 누가 백로인지 이번에 검찰이 가려 내도록 합시다. 만약 가면 쓴 두 얼굴의 국회의원이 있다면 퇴출시킵시다.  

공정사회는 성역이 없는 사회입니다.  참 정치인은 어디 있나요. 입만 열면 국민을 방패막이로 내세우는 국회의원들이 서민들의 춥고 삭막한 마음은 알기나 할까요.
진정 눈물 젖은 빵을 먹어 본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버스타고 전철 타고 다니는 사람이 몇이나 되나요.  서민들의 삶도 모르면서 국민을 제 멋대로 팔아먹는 국회의원들이기에 그들의 진면목을 알고 싶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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