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 "봄날은 갑니다"
서울 근교로 이사와서 처음 맞는 봄이다. 집 주변의 벚꽃이 화사하게 웃었다. 오늘은 뒷집에서 준 꽃잔디를 마당에 심었다. 그런데 어제 비가 오고 난 뒤라 기온이 뚝 떨어졌다. 나도 피부에 와 닿는 바람결이 차가워 두터운 옷을 다시 꺼내 입었다. 쓴 모자가 날라갈 정도로 바람도 세게 불었다. 하얀 자태를 뽐낼 벚꽃들이 땅바닥에 나딩굴었다. 지는 꽃잎을 보면서 문득 법정스님의 생전에 하신(2009년 4월 19일 길상사) ‘봄날을 갑니다’라는 법문이 떠올랐다. 과연 나는 이 봄에 밭이나 들판, 그리고 내 마음에 무슨 씨앗을 뿌릴까. 활짝 핀 자연의 꽃만 즐길게 아니라 나는 어떤 삶의 꽃을 피울지 생각이나 하고 있는가. 스님은 법문이란 형식을 빌어 우리에게 어떤 삶을 살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 것이다. 법정스님의..
전원일기
2014. 4. 7. 0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