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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총리의 세종시 복안은 뭔가

이현덕 칼럼

by 문성 2009. 11. 5.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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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만난 한 서울대 교수에게 물었다.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총리로 간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했더니 대답이 묘했다.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 그 분의 마음을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 교수가 정 총리의 속 마음을 정확히 짚을 수 있다면 그도 정치판으로 가야할지 모른다.
그의 반응은 정 총리의 결정이 의외라는 것이었다.


 정 총리의 고향은 충남 공주다. 정 총리의 오늘이 있기에는 어머니의 가정 교육이 밑바탕이 됐다. 맹모삼천에 버금가는 모성애다. 아들한테도 ‘자네’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 어머니에 그 아들이었다. 그가 서울대 총장을 지낸 뒤 전 열린 우리당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대선후보’로 추대하겠다는 요청이었으나 그는 거절했다. 장삼이사로서는 결코 쉽지 않은 결심이다. 당내에서도 추대해 주기만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의 이런 모습을 보며 국민은 ‘역시 정운찬’이라고 했다.
  그의 해박한 경제지식과 겸손함. 개혁이미지. 서민 행보 등은 '지도자 부재론'에 시달리던 국민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는 많은 사람의 예상을 깨고 우여곡절 끝에 지난 9월 29일 국무총리로 취임했다. 그는 취임식을 갖고 공직자들에게 "험한 길이 나타나면 자신이 앞장 서겠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지금 '험한 길'인 세종시 논쟁의 중심에 서 있다.  그의 세종시 수정 언급은 정치권에 일파만파를 불러 왔다. 충청권은 '정권퇴진 투쟁'도 불사하겠다고 나섰다. 전직 대통령, 사회 단체 등이 이 논란에 훈수꾼으로 등장했다. 

정 총리는 어제(4일) 기자회견을 갖고 `세종시 로드맵'을 제시했다. 그가 밝힌 구상은 민관합동위원회를 가동해 올해 말까지 여론 수렴 등 공론화 절차를 거쳐 내년 1월 최종적인 정부안을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세종시 수정론‘은 내년 1월 정부안이 나올 때까지는 말할 것도 없고 나와도 논쟁이 계속될 사안이다.  오늘( 5일) 열린 국회대정부 질문 정치분야에서도 세종시 문제가 중점 거론됐다. 심지어 한나라당 의원들간에도 찬. 반이 엇갈렸다.

역대 총리나 장관들의 성적표를 보면 학자출신이 가장 점수가 낮다. 그것은 학자출신이 이론에는 강하지만 정책 통합력과 추진력은 정치인이나 관료출신에 비해 뒤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정 총리는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 두가지 지적을 받고 있다. 하나는 문제 제기의 절차와 방식이 미흡했다는 점이다. 여당과의 당정 협의도 없었다. 이런 지적은 여당 내에서도 나온다. 다음은 학자시절 내세웠던 논리를 사안에 따라 다르게 적용한다는 비판이다.
 그는 4대강 사업에 대해 환경 우려, 불요 불급함, 절차상 하자 등을 내세워 비판했다. 만약 논리의 일관성을 가지려면 세종시와 더불어 4대강 사업도 재검토해야 마땅하다는 것이다.하지만 그는 4대강 사업은 여러 비판에도 불구하고 정당성을 강조했다.
 

정 총리는 이제 선택의 여지가 없다. 이미 루비콘 강을 건넜다. 그의 앞길은 지뢰밭이다.그는 퇴로가 없다.  그가 분열과 대립의 세종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걱정이다. 세종시는 이미 예산의 24%를 투입했다. 국책사업이다.

 그가 이 문제를 잘 풀면 그는 여권내 대권주자로 부상할 수 있다. 그에게 세종시는 인생 최대의 승부수다. 총리이자 학자로서 그의 세종시 복안이 궁금하다. 그가 험한 세종시 가는 길에 자청해서 앞장 선 것인지, 그것도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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