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건 변화는 시대의 변곡점이 됐다.
하나로통신은 한국정보통신사(史)에 두 가지 발자취를 남겼다.
하나는 국내 시내전화 경쟁체제시대를 여는 열쇠 역할을 했다. 사용자들이 통신서비스를 상품처럼 선택할 수 있어 100년간 유지해 온 한국통신(현 KT)의 시내전화 독점체제에 종지부를 찍게 했다. 다음은 전화모뎀보다 100배 빠른 ADSL(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서비스를 세계최초로 상용화했다. 이를 계기로 한국은 인터넷강국으로 비상(飛上)했다.
제2 시내전화사업자로 선정된 하나로통신은 1997년 7월21일 초대 사장에 체신부 차관을 지낸 신윤신 우정사업운영위원장(사진.하나로통신 회장 역임. 현 정보환경연구원 회장 )을 내정했다.
하나로통신 지분 10%를 보유해 최대 주주인 곽치영 데이콤 사장(16대 국회의원. 한국위치정보 회장 역임)은 이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2대 주주인 한국전력과 두루넷을 비롯해 삼성전자, 현대전자, 대우통신, SK 텔레콤 같은 주요 주주사들의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주주협의회를 열었다. 회의 후 곽 사장은 정보통신부가 추천한 신윤식 전차관을 만장일치로 초대 사장에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신 전차관은 하나로통신 주주협의회가 열리기 전 자신이 초대 사장으로 가게 될 것임을 알았다. 신 전차관은 당시 데이콤 고문이면서 순천대학교에서 연구교수로 정보사회론을 강의하고 있었다. 그의 강의는 폭넓은 공직 경험과 이론을 접목해 학생들의 인기가 높았다.
신 전차관은 7월 18일 정통부 장관 비서실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강봉균 장관(청와대 경제수석, 재경부장관 역임, 현 민주통합당 국회의원)이 급히 만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신 전차관의 증언.
“ 약속한 날 정통부 장관실에서 강 장관을 만났습니다. 무슨 일인가 했더니 강 장관이 새로 출범하는 하나로통신 사장을 맡아 달라고 했습니다. 강 장관이 ‘한국통신 사장이 이계철 전 정통부 차관(현 방송통신위원장)이어서 제2 시내전화사업자인 하나로통신 사장도 차관 출신 중에서 선임할 방침’이라며 ‘하나로통신창립준비위원장을 맡아 달라’고 했어요. 그래서 창립준비위원장을 맡게 됐습니다.”
강봉균 장관의 회고.
“통신경쟁 시대를 맞아 한국 최대 통신기업인 한국통신과 경쟁하려면 통신분야를 잘 알고 특히 소신과 추진력이 강한 분이 사장을 맡아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신 전차관께서 가장 적임자였습니다. 그는 정통 체신관료로 이 분야를 잘 아는 분입니다.”
신 전차관은 이튼날 창립준비위원장 자격으로 서울 용산 한강로 국제전자센터 사무실에서 업무를 시작했다.
신 전차관의 계속된 회고.
“사무실로 출근했더니 준비위원회에 한전과 두루넷 등 대주주사 임원 30여명이 나와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실무단장은 조익성 데이콤 상무(데이콤 전무 역임)가 맡고 있었어요. 실무는 윤경림 데이콤 과장( 하나로텔레콤 영업부문장, KT미디어본부장 역임, 현 CJ그룹 기획담당부사장)이 담당하고 있더군요. 첫날부터 정신없이 바빴습니다.
그는 사장 내정자 신분으로 하나 씩 현안을 챙기면서 출범 작업에 박차를 기했다. 당장 시급한 일은 납입자본금이었다. 처음 하나로통신은 자본금을 1조원으로 정했다.
그런데 이 자본금을 7천억원으로 줄이고 나머지는 이듬해 1분기까지 분할납부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유는 경기침체에 따른 자금난이었다. 중소주주사들이 가장 자금압박에 시달렸다. IMF외환위기라는 거대한 물결이 밀려오고 있었다.
자본금 분할납부를 앞장서 주장한 측은 2대 주주인 한국전력이었다. 이종훈 한국전력 사장(한국공학원이사장 역임, 현 한전이사회 의장)은 강봉균 장관에게 그런 요구를 해 놓은 상태였다. 처음에는 5천억원만 납임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신 사장내정자는 안돤다며 강력히 반대했다. 강 장관을 만나서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신 사장 내정자의 증언.
“ 2대 주주인 이종훈 사장과 두루넷 이용태 회장(삼보컴퓨터 회장 역임,현 숙명학원 이사장)과는 의가투합했습니다. 공교롭게 세 명이 농업학교 출신이란 공통점이 있었어요. 하지만 자본금 분할에는 반대했습니다. 처음 한 약속도 안지키는데 나중에 납부하겠다는 말을 어떻게 믿을 수 있습니까. 강 장관이 지금 경제상황이 어려우니 분할납부토록 하자고 해 그렇게 했습니다. 7000억원으로 조정했지만 이도 채우지 못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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