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MB)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사진)가 2일 청와대에서 오찬을 겸한 단독 회동을 갖는다.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의 만남이란 점에서 현 정치 지형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정치권은 주목한다.
우선 만남 후 발표내용에 관심이 쏠린다. 가장 큰 관심은 5년내 불편한 관계를 이번 만남을 통해 두 사람이 청산할지 여부다.
두 사람을 잘 아는 정치권 인사는 두 사람의 불편한 관계가 계속된 가장 큰 이유를 MB한테 찾았다.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이어서 파아관계가 수시로 변한다. 야당 인사가 어느날 여당에 입당하고 여당 인사가 탈당해 무소속이 되기도 한다.
최근 자유선진당 의원이 탈당해 새누리당에 입당했다. 여야가 대치 관계에 있을 때 야당의원은 여당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정치권 인사들은 의사당에서 고성을 지르며 삿대질을 하다가도 회의가 끝나면 “형님” “아우” 또는 “선배님”하며 허허웃고 감정을 털어버린다.
그런데 대기업 CEO출신인 MB는 평생 사생결단식으로 싸운 일이 딱 한번 있었다. 그건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 당시 박근혜 후보와 피말리는 접전이었다. 두 사람은 당시 여야 대선후보보다 더 치열하게 싸웠다. 이 과정에서 생긴 앙금을 MB는 소화하지 못했다는 게 이 정치권 인사의 지적이다. 평생 한 번도 치열하게 싸운 일이 없는 MB에게 박근혜라는 이름은 듣기만 해도 경끼를 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 정치권 인사는 "싸움을 해보지 않은 일반인은 그런 심정을 모른다"고 했다. 하지만 대통령은 그래서는 안된다고 그는 말했다.
MB가 대선주자로 결정되자 막근혜는 승복했다. 그리고 MB당선을 위해 뛰었다. MB는 “박근혜를 국정의 동반자로 예우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현실은 말과 달랐다. 친박학살이란 공천이 일어났고 박근혜는 비주류로 돌아섰다. 두 사람은 불신의 대척점에 섰다. 문제는 박근혜가 비주류지만 파워가 강력했다는 점이다. 세종시 수정안 부결은 박근혜의 힘을 보여줬다. 두 사람의 불편한 관계는 5년내 이어졌다. MB의 원죄라고 할 수 있다.
두 사람은 2일 배석자 없이 만난다. 모르긴 해도 터놓고 대화를 할 것이다. 그러자고 배석자를 물리는 것인다. 논의할 현안은 많다. 내수 침체 등 경제위기와 한일 외교문제, 태풍 피해 대책, 치안대책 등이다. 가장 시급한 점은 민생 현안이다. 집값은 폭락하고 은행 연체율은 올라간다.
우선 MB는 싫던 좋던 박근혜와 손을 잡아야 할 처지다. 12월 대선은 절반의 가능성이다. 지던 이기던 절반의 승률이다. MB가 퇴임후를 대비하려면 이번에 박근혜와 불편한 관계를 청산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가능하면 박근혜에게 정치적 선물을 줘야 한다. 정권이 야당에 넘어가면 MB의 앞날은 가시발길이다. MB 퇴임후를 야당은 벼르고 있다.
MB는 결자해지차원에서 박근혜와 화해할 것이다. MB는 과거를 잊고 미래 권력 박근혜를 인정해야 한다. 이번에 약발없은 만남으로 끝나면 두 사람 관계는 악화일로를 치닫게 될 것이다.
MB의 불편한 관계 청산이 절실한 이유다. 이번 만남이 과연 MB가 박근혜에게 "나를 딛고 넘어가라"라고 말할지 핵심은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