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대선 시스템이 고장났다. 중심이 없다. 전술과 전략도 없다.
이래서야 12월 대선에서 집권할 수 있을까.
대선을 3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현안에 대응하는 새누리당과 대선캠프 수준은 기대 이하다. 거대 집권 여당이라고 보기 어렵다. 한심하다. 만약 이게 박근혜 후보의 인기상승과 관련해 대선에서 이긴것이라는 자만심에서 나온 것이라면 심각한 사태다.
호미로 막을 일을 대응 미숙으로 가래로 막는가 하면 엄청난 파장이 예상되는 대선 후보의 발언수위를 사전에 치밀하게 정리하지 논란을 자초했기 때문이다. 이미 대선기획단이 출범했고 후보비서실이 구성돼 있지만 컨틀럴타워 기능이 전혀 작용하지 않았다. 중구난방이다. 이런 식이면 대선 승리는 포기해야 한다.
첫째 정준길 전 공보위원의 안철수 불출마 종용.협박 논란이다. 결국 정 전위원의 말이 거짓임이 드러났다. 처음 안철수 원장측 금태섭 변호사가 협박이라고 기자회견을 하고 이어 정준길 전 공보위원이 나서 반박회견을 할 때만해도 친구간 대화치고는 좀 심했지만 "그럴수도 있지"하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 일이 진실공방으로 번지면서 파문이 확산됐다. 여기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10일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불출마 종용사건에 대해 어떻게 파악하고 있느냐"는 손 교수 질문에 "서로 오랜친구라고 그러잖느냐. 그런데 저는 아무리 가까운 친구사이라 하더라도 좀 더 주의를 했어야 된다, 정준길 전 공보위원이. 그렇게 생각을 한다"면서도 "그렇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 친구사이 전화통화를 너무 침소봉대 해가지고 그게 뭐 사찰이니 협박이니 이렇게 공방을 벌이는 것도 저는 이해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마치 상대탓인양 들렸다. 그러자 야당측이 이 발언을 문제삼으면서 사태는 일파만파로 번졌다. 가해자가 피해자를 탓하는 형식이라는 것이다.
그러자 정준길 전 공보위원을 태우간 택시기사가 나타나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정 전위원은 그동안 승용차를 직접 몰고 출근하며 금 변호사와 통화했으며 불출마 종용이나 협박은 없었다고 주장해왔다. 이제는 "택시를 탔느냐" "자가운전을 했느냐"의 진실공방으로 번졌다. 이 일은 금새 진위가 드러났다. 12일 정준길 전 공보위원은 자가운전을 했다는 자신을 발언을 뒤집고 택시에서 통화했음을 시인했다.
어이가 없다. 금새 들통날 거짓말을 한 셈이다. 만약 증인이 안 나타났으면 그는 아닌 척 했을 게다. 결과적으로 정 전 위원은 새누리당 해당행위를 한 셈이다. 이렇게 되면 새누리당은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진실 공방에서 어느 한쪽이건 거짓을 하면 그것으로 공방은 끝이다. 이제 새누리당은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할 일만 남았다.
현재 새누리당 공보위원은 김병호 공보단 단장아래 ▲박대출 국회의원 ▲김태흠 국회의원 ▲홍지만 국회의원 ▲서용교 국회의원 ▲정성근 경기 파주갑 당협위원장 ▲김석진 인천 남동을 당협위원장 ▲박선규 현 서울 영드포갑 당협위원장 ▲백기승 국민행복캠프 공보위원 등 8명이다. 정준길 씨는 사퇴했다.
이런 코메디가 없다. 정준길 이라는 인물이 개인적인 공명심에서 그랬던 이유가 어디있건 사태가 이지경이 됐다면 우선 내부에서 사실여부를 확인해봐야 하는 건 기본상식이다. 그래서 정준길 전 위원이 잘못했다면 사과하고 그런 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했으면 정치판을 이렇게 뒤집어 놓지는 않았을 것이다. 구태를 없애자면서 사실여부도 조사하지 않고 그냥 상대를 구태로 몰아 가려다 망신만 당하고 말았다. 원칙과 신뢰의 정치인 박근혜는 한 공보위원의 촐삭임으로 모양새가 우습게 되고 말았다. 그는 새롭게 변화하는 새누리당에 먹물을 뿌린 것이다. 그 책임 또한 박근혜 후보에 있다. 그럴만한 능력도 없는 인물을 당 공보위원으로 박 후보가 임명한 탓이다. 어디 박 후보 주변에 있는 인물중에서 정 전위원같은 사람이 없다는 보장이 있는가. 사람 제대로 골라야 한다.
박근혜 후보의 인혁당 발언도 그렇다. 이 문제는 휘발성이 강한 사안이다. 철저히 준비해 모범답안을 내놔도 논쟁이 불가피할 일이었다.박 후보는 "인혁당 사건에 대해서도 대법원 판결이 두 가지로 나오지 않았나"라며 "그 부분에 대해서도 앞으로의 판단에 맡겨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 답을 제가 한 적이 있다"고 말해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이 확산되자 새누리당 홍일표 대변인은 12일 박근혜 대선후보의 인혁당 평가 발언 논란과 관련, "박 후보의 표현에 일부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사과한다"고 밝혔다. 그런가 보다 했는데 이건 또 무슨 일인가. 같은 당 대변인끼리 내용을 놓고 혼선을 빚었다.
이상일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양재동 교육문회회관에서 열린 원외당협위원장 협의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박 후보에게 홍일표 대변인의 사과 논평을 아이패드를 통해 보여드렸는데, 박 후보는 '그런 얘기를 나눈 적이 없다'고 말했다"며 박 후보의 뜻과는 무관한 논평임을 강조했다
이게 거대 여당이며 집권을 노리는 새누리당에서 타당한 일인가. 뒤죽박죽이다. 대변인들간에 사실 확인도 못하는가. 그저 박 후보옆에서 뒤따라다니는 사람은 많아도 당 차원에서 이같은 문제에 대해 전체를 조망하면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사람이 없으니 대변인이 발표한 것을 후보가 부인하는 초유의 촉극이 벌어지는 것이다. 당내 불통을 반증한다. 이래 가지고 국가를 경영할 수 있는가. 새누리당이 이명박 정권의 무능을 탓할 수 있나. 더욱이 사과 발언을 놓고도 여전히 논란이 그치지 않는다.
한마디로 전략과 전술이 없는 새누리당이다. 당내 소통이 원할하지 않는다. 옛날 방식으로 생각하니 구태를 벗어나지 못한다. 박 후보의 역사인식에 국민은 우려한다. 앞으로 두고두고 논쟁이 벌어질 것이다. 당내에 전략가가 없으니 전술이 나올리 없다. 전략과 전술조차 이해못하는 새누리당이다.
전략과 전술없이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 새누리당은 새로운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박근혜 후보의 개인기에만 기대고 있다. 지금 새누리당은 변화와 혁신을 외치면서 실제는 시스템에 고장이 나 있다. 경제 민주화를 놓고는 김종인 위원장과 이한구 원내대표가 설전을 벌였다. 대선 후보가 중간에 나서 사태를 진화해야 할 정도였다.
이런 식이면 새누리당 대선 승리는 어렵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지 못하는 당이 무슨 수로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나.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