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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덕의 정보통신부<218>-중남미

[특별기획] 대통령과 정보통신부

by 문성 2012. 9. 14.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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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황이었다.

 

1997년 8월 26일 오전 멕시코시티 특급호텔인 니코회텔 메인볼룸에서 열린 한국CDMA 포럼장은 대만원이었다. 긴장하던 개척단 일행의 얼굴에 안도의 함박 미소가 물감처럼 번졌다.

CDMA 포럼은 한국 정보통신부와 멕시코 주재 한국대사관이 주최하고 멕시코 통신. 교통부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해외무역관이 후원했다.

 

멕시코는 김영삼 대통령이 그해 6월 26일부터 28일까지 국빈 방문한 나라였다. 김 대통령은 당시 에르네스토 세디요 대통령과 한. 멕시코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실질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앞서 세디요 멕시코 대통령도 1996년 11월 29일 한국을 방문해 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상호 교역을 확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세디요 대통령은 구두닦이 출신으로 입지적 인물이었다. 그는 가난한 전기공의 아들로 구두닦이를 하며 학업에 열중했다. 그 후 미국 예일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고 정치에 입문해 대통령까지 당선돼 ‘구두닦이 대통령’이란 별명을 얻었다.

 

그런 만큼 두 나라는 우호적인 관계였다. 이를 반영하듯 포럼장에는 라원찬 멕시코 주재 한국대사와 로사노 멕시코 통신부 차관, 멕시코 통신사업자. 제조업체 대표, 연구기관 연구진들이 좌석을 꽉 채웠다.

 

CDMA시장개척단 단장인 정홍식 정통부 정보통신정책실장(정통부 차관 역임. 현 한국정보기술협회 이사장)의 증언.

“멕시코에서 포럼은 대성공이었습니다. 포럼장은 멕시코 통신 정책 입안자와 통신회사 기술진과 기자들로 만원이었습니다. 기대 이상이었어요. 개척단의 전략은 방문국에 두 가지를 강조하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는 CDMA 기술의 상업적 안정성이고 다른 하나는 이를 상용서비스하는 데 성공한 앞선 기술을 소개하는 일이었습니다.”

 

CDMA 포럼은 10시 정각에 시작했다.

라원찬 대사와 로사노 멕시코 통신부 차관이 차례로 나와 환영사를 했다.

이어 정홍식 단장이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단상에 올라 축사를 했다.

 

정 단장은 “ 세계 이동통신시장은 아날로그 방식에서 디지털방식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이런 기술추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한국은 첨단이동통신기술인 CDMA 기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면서 “ 한국은 CDMA 기술개발 경험을 여러분과 나누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정 단장은 “이번 포럼을 통해 CDMA 기술이 멕시코 통신발전에 기여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며 “CDMA 방식이 IMT-2000의 국제표준이 될 수 있도록 양국이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하자”고 강조했다.

 

포럼장은 학술발표장을 연상하게 할 정도로 CDMA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멕시코 통신. 교통부 통신정책담당관이 나와 20여 분간 멕시코 통신정책 및 민영화 계획을 발표했다. 이어 한국개척단이 한국 정보통신 정책 방향과 그간의 CDMA 연구개발 과정, 통신사업자별 역점 사업을 30여분 씩 설명했다.

 

황의환 정통부 부가통신과장(현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 부회장)은 ‘한국CDMA'라는 주제를 발표했다. 한기철 한국전자통신연구소(현 ETRI) 이동통신계통연구부장(현 인터넷연구부문 책임연구원)은 ’한국 CDMA 무선통신의 연구개발 현황 및 발전 전망‘을 , 홍원표 KT 프리텔 이사는 ’한국 CDMA 와 PCS 상용서비스 계획‘을 발표했다.

 

오후에 유은영 LG정보통신 이사가 ‘한국 CDMA 시스템 및 단말기 제조협황과 전망’을 발표했다.

주제 발표 후에는 한국통신(현 KT)와 SK텔레콤, 신세기통신, 삼성전자, LG정보통신, 현대전자 임원들이 참석자들과 질의 응답시간을 가졌다.

 

이날 CDMA 기술에 대한 멕시코측 반응은 예상을 훌쩍 뛰어 넘었다. 포럼이 끝났건만 개인 면담이 줄을 이었다.

현지 언론의 관심도 대단해 신문과 방송에서 CDMA 포럼 내용을 소상히 보도했다. 인터뷰 요청도 뒤를 이었다.

 

이에 라원찬 대사는 “내 재임중에 멕시코에 한국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CDMA 기술을 소개할 수 있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황의환 과장의 기억.

“처음에는 ‘참석자가 얼마 안되면 어떻게 하나’라며 걱정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CDMA 포럼이 대성황이고 반응도 뜨거웠습니다. CDMA 기술과 용어가 이들에게 생소했으나 참석자들이 개척단에 많은 질문을 하고 그런 바람에 응답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이메일로 답변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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