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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덕의 정보통신부<243>TDX시험운용

[특별기획] 대통령과 정보통신부

by 문성 2013. 2. 14.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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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7월 26일.

 

경기도 용인군 송전우체국에서 500회선 규모의 전자교환기(TDX-1X)를 대상으로 시험운용에 들어갔다. 이 교환기는 ‘국산 교환기 1호 ’였다. 처음에는 판교를 시험장소로 정했으나 한국전기통신공사(현 KT)측 반대로 송전우체국으로 변경했다. 시험대상자는 362명이었다.

 

이날 개통식에는 최순달 장관과 백영학 소장, 경상현 한국전기통신공사 부사장. 양승택 단장 등이 참석했다.

 

그런데 개통후 며칠 뒤에 벼락이 떨어지면서 시스템 보드가 타버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밖에 몇 가지 문제점도 발견됐다. 한국전기통신공사측은 실패작이고 주장했고 연구소측은 그만하면 성공작이라고 평가했다.

 

당시는 교환기는 이름이 없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소 연구원들을 대상으로 공모를 했다. 최종 이름으로 KTX(Korean Division Exchange)와 KTD(Korean Time Division Switch) 두 가지로 집약됐다.

 

양승택 단장의 회고.

“최 장관 승용차에 등승해 개통식장으로 가면서 KTX와 KTD중에 어느 것이 더 좋겠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왜 꼭 K자가 들어가야 하느냐. 어떤 의미에서는 열등의식’이라고 하셨다. 나는 한국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을 뿐이었으나 장관 말씀도 옳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K자를 빼고 조합을 해보니 TDX(Time Division Exchange)가 발음도 쉽고 뜻도 좋아 제안했다. 최 장관도 좋다고 했다. ”

 

이후 전자교환기는 TDX로 부르게 됐다. 시분할교환기 개발사업단도 뒤에 TDX개발단으로 바뀌었다. 송전우체국의 시험기는 TDX-1X로 명명했다. X(Experimenta)는 시험기를 의미했다. 처음에 ‘시분할전자교환기’로 불렀다. 이 명칭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전자교환기로 변경했다.

 

체신부 고위관계자 A씨의 말.

“국회의원들이 문제를 제기했어요. 그들은 ‘시분할이 뭐냐. 이해하기도 어렵고 특히 발음이 점잖치 못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된소리로 발음하면 ‘시분할’은 어감이 이상했어요. 그래서 간부회의에서 시분할은 빼고 그냥 전자교환기로 부르기로 했습니다.”

연구소는 이때부터 실용시험모델 개발에 착수했다.

 

그해 9월.

청와대 경제수석실은 전두환 대통령에게 ‘시분할교환기 관련 추진사항’을 보고했다. 전자교환기 개발은 전 대통령 관심사항이었다 홍성원 과학기술비서관(대통령 과학기술비서관 KAIST 서울분원장,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 회장 역임)이 보고한 내용은 경제기획원과 상공부, 체신부 등 관계부처 간 논의중인 전자교환기 추진사항은 정리한 것이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기획원은 조기에 도입해 운용하는 것이 경제적이라는 입장이었다.

체신부는 1986-1987년부터 도입하는 것이 최적이라고 주장했다. 기술적 분석에서 체신부와 한국전기통신공사는 국내개발 전자교환기 공급은 1990-1991년으로 전망했다.

경제수석실은 이런 분석을 근거로 도시형 전자교환기 국내공급은 1986-1987년, 국내개발 전자교환기 공급은 1990-1991년경으로 보고했다.

 

청와대 경제수석실 정홍식 행정관(정통부 차관 역임)의 회고.

“대통령에게 공급시기를 못박아 보고한 이상 전자교환기를 빨리 개발하는 것 이외에 다른 방법은 없었습니다.”

 

교환기 개발이라는 목적지까지 갈 길은 먼데 마음만 급한 시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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