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한 KBS다.
정말 국민을 뭘로 보는가. 준조세 성격의 수신료를 KBS는 제 멋대로 인상하려는 게 타당한 일인가. 무엇보다 어떤 일에건 일에는 선후가 있다. 일부 이사진도 반대하는 수신료 인상안이다. 그런 인상안을 국민이 수용할 수 없는 건 자명하다. 그렇다면 KBS는 국민을 봉으로 생각하는 건 아닌가. 정작 먼저 해야 할 일은 미루면서 수신료를 올려달라고 떼를 쓰니 하는 말이다.
KBS가 먼저 해야 일은 크게 네 가지다.
하나는 공정성 확보다. 공영방송인 KBS는 불공정 보도 시비에 적지 않게 휘말렸다. 권력의 눈치나 보고 비위를 맞춘 결과다. 그로인해 KBS는 공영방송이면서 국민의 불신을 샀다. 이제 공공성과 공정성 확보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오직 국민과 진실만 보면서 방송을 해야 한다. 그런 장치를 마련한 후에 수신료 인상은 가능하다. 정권이 바뀔때마다 KBS는 공영방송을 약속했지만 공공성과 공정성, 공영성 확보에 실패했다.
둘째는 KBS의 방만한 경영을 개선해야 한다.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 흔히 말하는 구구조정안을 제시해야 한다. 국민의 가게 빚이 1000조원에 달할 정도로 삶이 곤궁하다. KBS는 어떤 내부 쇄신책을 마련했는가.
셋째는 경영의 투명성이다. 수신료 사용 내역을 매년 국민에게 밝혀야 한다. 국민이 낸 수신료로 경영을 했다면 국민에게 내역을 밝히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KBS가 민영이라면 별개다. 수신료는 그들이 쌈지돈이 아니다.
넷째는 KBS2의 상업광고를 폐지여부를 밝혀야 한다. 현재 상업광고 수입 2000-3000억원을 폐지하는 게 종합편성채널을 돕는 일이라면 납득하기 어렵다. 이는 국민이 낸 돈으로 종합편성채녈을 지원하는 결과나 같다.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이다.
KBS가 이런 문제부터 해결한 후 수신료 인상안을 내놓는 게 순리에 맞다.
너무나 당연한 이 일은 KBS는 하지 않았다.
KBS 이사회가 지난 3일 수신료 인상안을 상정했다. 반쪽 이사회서 전격 처리했다. 11명의 이사 중 야당 추천 이사 4명은 불참했다.
KBS가 낸 인상안은 두 가지다. 1안은 현재 월 2500원인 수신료를 내년에 1800원 올린 4300원으로 만들고, 2년 후인 2016년엔 500원을 추가로 인상해 4800원을 받는다는 안이다. 2안은 내년부터 4800원을 부과하는 인상안이다. 수신료는 준조세성격이다. 한번 결정하면 무조건 내야 한다.
야당 추천 이사들은 이사회에 앞서 낸 성명에서 수신료 인상 논의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세 가지를 요구했다.
하나는 보도 공정성 및 제작 자율성 보장 제도 마련, 국민부담 최소화의 원칙, 수신료 사용 투명성 확보 방안 마련이다.
KBS 이사들도 공영방송을 위한 제도적 장치마련과 투명성 확보 없이는 수신료 인상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KBS이사들도 반대하는 인상안을 국민이 찬성할 리가 없다.
KBS의 수신료 인상 상정은 오만한 일이다. 수신료를 KBS구성원과 방통위, 국회의원들만 낸다면 국민이 관여할 바 아니다.
수신료는 국민부담이다. 인상은 국민 동의가 필요하다. 2010년 1000원 인상안도 국회 상정단계에서 무산됐다. 국민 살림살이는 더 어려운데 이번 인상액은 대폭이다. 제 멋대로다.
수신료 인상은 절차와 시기에서 모두 잘못이다.
KBS는 수신료 인상에 앞서 숙제부터 하는 게 옳다. 수신료 인상은 그 다음에 논의할 일이다.
거듭 말하건데 일의 선후가 잘못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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