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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여기자 '헬렌 토마스' 별세

미디어. 게시판

by 문성 2013. 7. 22.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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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언론계의 영웅이자 백악관 기자실의 전설이 사라졌다.

 

헬렌 토머스 여사(사진). 그가 20일(현지 시간) 워싱턴 자택에서 별세했다. 나이 93세.

 

 

그가 남긴 취재 일화는 많다.

 

우선 백악관 출입만 50여년에 달한다. 그러면서도 그는 언론인의 자세를 잃지 않았다. 권력의 나팔수를 하거나 권력을 대변하지 않았다. 그는 역대 대통령을 향해 거침없는 질문을 했다. 눈치를 보거나 우회하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비수같은 질문이었고 답을 들을 때까지 집요하게 물었다. 한 때 백악관 기자실에서 가진 기자회견 시작과 끝을 그가 담당했다.

 

그의 질문은 돌직구였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에겐 단도직입적으로 “베트남 전쟁을 끝낼 비책이 도대체 뭡니까.”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에겐 “미국이 그라나다를 침략할 수 있는 권리가 대체 뭡니까.”

 

조지 H. W 부시(아버지 부시) 대통령이 베를린 장벽 붕괴 후에도 국방예산을 유지하겠다고 하자“이제 미국의 적은 누굽니까”라고 물었다.

 

아들 부시 대통령과는 사이가 아주 안좋았다. 부시 대통령은 3년여 그에게 질문권을 주지 않았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헬렌 토머스는 여성 언론인의 벽을 허문 진정한 개척자”라는 특별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1920년 8월 4일 켄터키주 윈체스터시에서 가난한 야채상의 딸로 태어났다. 주유소·도서관 아르바이트 등으로 학비를 벌어 대학을 마쳤다.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웨인 주립대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했다. 42년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워싱턴 데일리 뉴스에서 잠시 복사공으로 지내다 43년 UPI통신에서 본격적인 기자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미국 35대인 존 F 케네디부터 44대 오바마 대통령까지 10명의 대통령을 취재했다.

그는 1960년대 초부터 백악관 브리핑룸의 맨 앞줄에 앉아 대통령에게 공격적인 질문을 퍼부어 일약 스타기자로 떠올랐다.

 

토머스의 사망 소식에 CBS의 전 앵커 댄 래더는 “언론계의 영웅을 잃었다”고 슬퍼했다.

 

한국 언론계에는 언제쯤 이런 전설의 대기자가 등장할까. 청와대를 출입하는 기자중에 대통령을 향해 돌직구를 날리는 기자가 있는가. 권력이 바뀌어도 청와대에 계속 출입하게 하는 언론사는 있는가. 각종 인맥에 얽혀 청와대 출입기자가 회사의 민원을 대행하는 해결사 역활을 하는 기자는 없는가. 왜 언론계의 전설은 미국에만 존재하는가. 국내 언론인들에게 묻고 싶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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