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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하고 구하고 두드려라

여행. 맛집. 일상

by 문성 2013. 7. 20.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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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9일.

 

파란 하늘이 모처럼 환한 얼굴을 내밀었다.

토요일 11시 서울 서초성당에서 지인 자녀 혼사가 있었다.   

 

지인 부부는 독실한 불교신자다. 하지만 사위 역시 독실한 천주교신자였다. 서초성당에서 신부님 주례로 혼인미사를 거행했다. 아직 신부는 천주교로 개종을 하지 않았다.

 

몇 번 성당 혼인미사에 참석한 적이 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혼인 미사에 자리를 지킨 일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부 모임이어서 아내도 같이 가서 결혼 축하를 했다.

 

혼인미사는 1시간여 걸렸다. 쫒기듯 바쁘게 진행하는 일반 예식 보다는 다소 지루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간소하고 경건해 좋았다. 일반 예식장의 경우 신랑 친구들이 한마당 놀이판을 벌이거나 축가를 불러 결혼식장 분위기를 한껏 흥겹게 만드는 게 요즘 통례다. 간혹 지나친 경우도 있어 눈살을 찌푸리 때도 있었다. 시끌벅적하고 소란한 예식 보다는 경건하고 차분한 분위기가 나는 더 좋았다.

 

혼인 미사는 식순도 단순하고 소박했다. 신랑과 신부 예물도 반지를 주고 받았다. 신랑 신부가 남편과 아내를 영원히 사랑할 것을 하객 앞에서 다짐했다. 주례가 묻는 말에 "예'하는 게 아니라 지신들이 서약문을 번갈아 큰 소리로 하객들 앞에서 낭독했다. 나중에 엉뚱한 뒷말은 절대 할 수 없게 했다.  

 

비용도 일반 예식장보다 훨씬 저렴할 것으로 생각했다. 부케를 던지지도 않았다. 신랑 신부 부모의 옷차림도 수수했다. 신랑 모친은 한복차림이 아니었다. 늘 한복차림만 본 나는 다소 생소했으나 다른 이들은 개의치 않았다.

 

나는 성가를 몰랐다.그래서 성가를 따라 부를 요량으로 찬송가를 집어 들었다. 첫 페이지에 적힌 마태복음 7장7절이 눈에 확 들어왔다.

 

청하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리하면 찾아낼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

 

 

그동안 아무 노력도 하지 않고 바라기만 한 일이 한 두 가지인가.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를 되둘아 보게 하는 복음이었다. 노력없이 얻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혼사가 끝나자 참석자들이 자리에서 일어서면 주위 사람들과 서로 인사를 했다.일반 예식장에서는 한 번도 보지 못한 모습이었다.

 

돌아 오는 차속에서 나 혼자 가만히 생각했다. 누구든지 초심을 잃지 말고 서약한 그 마음으로 평생을 산다면 행복하지 않을까. 나도 마찬가지다. 부부간의 갈등은 초심을 잊어버린 데서 출발한다.

 

살다가 어려움이 생기면 청하고 찾고 두드리면 어떤 난관도 극복할 수 있을 게다.

남 탓하지 말고 마태복음을 실천하라. 그러면 답을 얻으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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