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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란만 키우는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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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성 2013. 9. 16.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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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수석들의 일처리 방식이 허술하다. 국정의 산실인 청와대 답지 않다.

 

청와대의 일처리를 보면 일을 자로 잰듯이 매럽게 풀기는 커녕  더 엉키게 한다.  일반인의 상식과 일 처리 기준과도 엇박자다.  결과적으로 청와대가 정치적 분란만 키우고 있다.  청와대 참모들의 역량은 바로 정권의 수준이다.   

 

최근 두 가지 현안을 보자.

 

채동욱 검찰총장의 사퇴건이다.  

핵심은 채 총장이 혼외아들이 있느냐 여부였다.  조선일보가 "채 총장에게 혼외아들이 있다"고 특종 보도하자 채 총장은 "사실무근" 이라며 법적 대응과 더불어 유전자 검사도 받겠다고 했다. 이런 와중에 법무부가 느닷없이 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감찰’지사를 내리면서 채 총장은 사퇴했다. 그러자 사태는 정치 쟁점으로 비화했다.  야당은 청와대 개입설을 제기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16일 오전 "곽상도 청와대 전 민정수석이 해임당하면서 이중희 민정비서관에게 채동욱 검찰총장 사찰자료 파일을 넘겨줬고, 본격적으로 8월 한달간 채 총장을 사찰했다"고 주장했다. 사실여부와는 무관하게 논쟁이 격화할 일이다. 야당은 이도 규명하자는 입장이다.

 

채 총장 사퇴 표명후 검찰 내부 반발이 심상찮게 돌아가자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15일 오전 채 총장의 사표와 관련, "제가 아는 바로는 사표가 수리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진실이 밝혀지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사표 수리를 할 수 있겠느냐"며 " 진실규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청와대가 그런 입장이라면 애초부터 진신규명에 역점을 두면 될 일이었다.  청와대는 채 총장에게 “ 국민의 의혹을 서둘러 해결하라”고 지시하고 기다리면 자동 해결할 수 있었다.  채 총장이 나서서 의혹을 해결하도록 했으면 야당에게 공격 빌미를 주도 읺았을 게다. 그게 상식이고 순리다,  채 총장이 유전자검사도 조속히 시행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채 총장이 사퇴하자 청와대는 "진실규명이 중요하다"며 사표를 수리하지 않고 있다.  앞뒤가 안 맞는 일 처리다.  전후 사정을 보면 청와대가 채 총장의 사퇴를  어떤 형태건 전달했을 것이고 이를 확인한 채 총장이 사표를 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추론할 수 있다 .  이제 판을 키울 대로 키워놓고 '진실규명'이 먼저라는 청와대 입장은 타당하지만 전후 일처리 방식을 놓고 볼 때 다소 궁색하다.

 

청와대가 순리대로 일을 처리했다면 야당으로부터 청와대 기획설이니 검찰개혁의 의지가 퇴색했다느니 입맛에 맞는 인물을 검찰총장에 앉혀리 했다느니 하는 의혹을 사지 않았을 것이다. 

 

다음은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국회 3자회담 과정도 매끄럽지 못하다. 물론 상호 불신이 깊어 혹시나 해서 청와대가 정장에 관해 언급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건 정무수석의 정무적 판단 능력 부재다.

 

청와대 측이 '노숙투쟁' 중인 김한길 민주당 대표에게 정장에 넥타이 차림으로 참석하라고 옷차림을 요구했다.  논란이 되자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16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 내부에서 정해놓은 복장 부분이 민주당에 전달된 것은 엄연히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정무수석이 잘못했다는 것이다. 한바탕 난리가 나고 욕 다 들어먹은 후 실수였다고 했다.  정무수석이 이 정도도 모른채 야당 대표에게 그런 요구를 했단 말인가. 사후 약방문이다.

 

민주당 측 주장을 들어보면 창와대 참모들의 자세를 엿볼수 있다. 융통성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박준우 청와대 정무수석은 14일 민주당 노웅래 대표비서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3자회담과 관련한 진행방식을 논의하던 중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넥타이에 정장차림으로 참석해줄 것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노 실장은 “청와대 측은 ‘윗분의 지침’ 이외에는 할 말이 없다는 입장을 반복했다”며 “회담 제안에서부터 진행방식 결정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이 일방통행식 ‘불통’과 ‘비정상’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회담시 복장은 상식에 속하는 일이다. 김한길 대표도 청와대 수석과 장관을 지냈다.  의전에 관해 알만한 인사다.  대통령을 만날 때 예의정도는 아는 인물이다. 그런데 회담시 옷을 어떻게 입고 오라고 했다면 듣는 입장에서는 기분이 상하는 일이다. 만약 김 대표가 노숙차림으로 국회 3자 회담에 참석했다면 그건 국민이 판단할 일이다. 어느 편이 국민의 지탄을 받을지는 자명하다.

 

  정무수석이 어떤 자리인가. 정무적 감각이 있어여 한다.  막힌 곳을 대화를 통해 뚫고 맺힌 곳은 풀어야 하는 자리다. 그런 사람이 웟분의 지침이외에는 할 말이 없다고 했다면 그는 정무수석으로서는 함량 미달이다. 적어도 야당 대표에게 그런 의시를 전할 경우 몇가지 시나리오를 준비해야 한다. 어떤 일에 관해 적어도 3가지 시나리오는 준비해야 참모역할을 수행할 수 있지 않은가.  대통령의 정치 참모가 말 그대로 대통령의 비서역할에만 충실하겠다면 차관급 정무수석을 둘 이유가 없다.  청와대 수석들은 대통령이 임명권자다. 이들의 일처리가 허술하다면 그건 대통령의 책임이다. 대통령의 국정소통 능력과 직결되는 일이다. 그들의 역량은 대통령의 정치적 역량이다.

 

과거 청와대는 인재들의 집합소였다.

능력이나 인물 어느것 하나 빠짐이 없었다. 정국을 리드했다. 그게 언제부터인가 무너졌다. 최고 인재 대신 임명권자와 친소관계가 인사에 더 작용했다.

 

이번 청와대의 일련의 사태 처리 과정을 보면  청와대 참모들의 능력에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최고 인재들의 집합소가 아니라 국민의 눈높이와는 너무 동떨어진 인사들이 대통령의 눈에 들어 청와대에 입성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권력 핵심부에 있는 사람은 상식적인 인물이어야 한다. 인사가 만사라는 YS말이 다시 떠오르는 때다.  불통의 청와대가 되면 정치는 더 꼬일 수 밖에 없다.  국민과의 괴리감도 더 커진다. 국민 민심이반도 가속화한다. 그 책임은 청와대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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