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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기 장관과 미래부의 미래.

과기정통. ICT. 국방

by 문성 2013. 10. 16.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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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4일 과천정부청사 5층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미래부에 대한 국정감사장.

 

최문기 장관(사진)의 인사말에 이어 간부소개, 미래부 업무보고가 끝나기가 무섭게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야당은 그렇다치고 여당의원까지 미래부 질타에 가세했다. 아군은 없었다.

 

일부 의원은 미래부를 향해 모욕적인 발언도 했다. 가장 대표적인 게 ‘부처 폐지론’이다.

 

민주당 임수경 의원은 "창조경제를 통해 경제부흥을 이루겠다는 목표로 미래부가 신설됐으나 장관을 제외한 대부분은 미래부가 다음 정부에서 존속할 것이라고 생각 안한다"고 말했다. 미래부에 미래가 없다는 말이다.

 

야심차게 출발한 미래부 첫 국감장에서 “다음정부에서 사라질 부처”라고 했으니 미래부로선 억장이 무너질 일이다.

 

그런데 이게 국회의원들의 억지 주장인가. 그런 원인을 미래부가 제공했으나 미래부 책임이 크다.  

 

첫날 국감장 모습을 보자. 우선 자료제출이 미흡했다.  오죽하면 한선교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장이 나서 “미래부는 왜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나. 이런 식이니 자료제출을 가지고 실랑이가 벌어지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국민의 관심이 높은 통신원가 공개를 두고 야당 의원들과 충돌하면서 국정 감사가 20여분간 중단됐다. 자료가 “없다”고 했다가 “있다”고 답변해 미래부가 통신사를 감싸는듯한 인상을 풍겼다. 통신비 인하 주장을 차단하기 위해 없다고 했다면 국회의원들을 너무 우습게 본 것이다. 최민희 의원은 전직 방통위 부위원장 출신이다. 내용을 다 아는 데 "없다"는 오리발 작전이 통할리 없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기조인 창조경제를 놓고도 의원들의 질의가 쏟아졌다.

우선 내용이 모호하고 실체가 없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장병완 의원은 "대통령과 장관이 창조경제를 되풀이해서 언급하지만 도대체 무엇이 창조경제인지 국민은 물론 전문가도 모르는 상황"이라며 "정권 출범 첫해에 대표 정책을 평가하기도 어려울 만큼 (성과가) 없다는 것은 문제"라고 질타했다.

 

최민희 의원은 국민의 아이디어가 창업으로 이어지도록 돕는 포털 '창조경제타운'에 대해 "발명이나 아이디어에 관련된 인터넷카페와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지원사업을 섞어서 만든 대표적인 전시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임수경 의원은 "창조경제를 통해 경제부흥을 이루겠다는 목표로 미래부가 신설됐으나 장관을 제외한 대부분은 미래부가 다음 정부에서 존속할 것이라고 생각 안한다"면서 "실체가 불분명하다는 이런 평가에 대해서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이재영 의원은 "창조경제를 실현하는 최우선 부처인 미래부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며 "창조경제 주무부처로서 기대만큼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런 지적에 최문기 미래부 장관은 "죄송하다"면서 "창조경제가 단기간에 성과가 가시화되기 어려운 부분이 있음을 양해해달라"고 답했다.

 

미래부나 최문기 장관 입장에서 보면 다소 억울할지 모른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하다. 성과를 낼때까지 기다려 줄 인내심이 국민에게 없다. 국민이 미래부의 역할에 회의적이라면 미래부의 미래는 비관적이다.

 

더욱이 미래부 장관과 차관은 정통관료 출신이 아니다. 흔히 관료가 아닌 외부인사가 장관으로 오면 최소한 업무파악하는데만 6개월이 걸린다고 한다. 이유야 어찌됐건 이번 국감에서 장관이나 미래부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면 창조경제의 실체가 모호하다는 의원들의 지적이 설득력이 있다는 의미다.

 

최문기 장관은 학자 출신이다. 대학교수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장으로 일했다. 학자 최문기와 장관 최문기는 엄격히 구분해야 한다. 이제 그는 부처행정을 책임지는 막중한 장관이다. 그가 ICT특별법 제정이나 최근 논란이 됐던 세종시 이전 등을 진행하면서 학자적 관점에서 접근했다면 그는 장관으로선 낙제감이다. 장관은 업적으로 평가받는 자리다.

 

역대 성공한 장관은 전문적 식견과 조직관리, 업무추진력, 대외 협상력, 정책기획능력 면에서 능력을 발휘했다. 소신과 열정, 추진력이 없으면 장관이나 차관이 조직내에서 리더십을 인정받기 어렵다.

 

대통령 중심제에서 장관의 역량이나 리더십이 부처의 정책과 조직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한다. 그렇다면 최문기 장관은 이제부터 정책 하나 하나에 자신의 자리를 걸어야 한다.

그럴 각오가 없다면 최 장관이나 미래부 미래는 어둡다. 당장 그가 장관자리에서 오래 비티기 어렵다. 설령 장관이나 차관은 그만둬도 손해볼 일 없다. 그런데 미래부는?. 그리고 공직자들은 또 어디로 가야 하나?.  미래부 이래 저래 정말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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