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6월 9일 오후.
대검찰청 김규섭 수사기획관(대검 강력부장, 수원지검장 역임. 현 변호사)은 이날 PCS 사업자 선정비리 관련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수사 착수 두달 여 만이었다.
김 수사기획관은 정통부 정홍식 전 차관과 고위공직자 2명 을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하고 김기섭 전안기부운영차장을 알선수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들에게 금품을 건넨 LG텔레콤과 한솔PCS 등 기업인에 대해서는 계좌추적을 통해 정.관계 로비 혐의에 대해 계속 수사한 후 추후 기소키로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미국에 체류중인 이석채 전 장관에 대해 유효기간이 1년인 체포영장을 발부받았으며 곧 영장사본을 소환장에 첨부해 미국 법무부를 통해 이 전장관에게 전달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대검 중수부의 PCS 의혹수사는 최재경 검사(대검중수부장 역임. 현 전주지방검찰청 검사장)가 담당했다.
그해 6월 30일 서울지법에서 정 전 차관 등에 대한 첫 공판이 열렸다. 그는 법정에서 “기업체에서 돈 받은 일이 없다”며 검찰쪽 주장을 반박했다.
그해 8월11일 서울지방 법원 형사합의 21부(재판장 이승윤 부장판사)는 정 전 차관에게 징역2년 6월에 추징금 43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정 전 차관은 수표로 500만 원만 받은 사실만 인정했다. 나머지는 부인했다.
정 전 차관 지인의 전언.
“정 전 차관은 재판과정에서 일관되게 ‘업체로부터 돈을 받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그는 청와대에서 10년 간 근무한 사람입니다. 능력도 능력이지만 자기 관리가 철저하지 못하면 청와대에서 10년 간 근무할 수 있겠습니까. 그는 차기 장관 0순위였어요. 그런 그가 업체서 뇌물을 받았겠습니까. 검찰 수사에서 드러난 수표 500만 원도 매월 만나는 모임에서 정 전 차관이 부친상을 당했을 때 낸 조의금이라고 합니다.”
이 지인에 따르면 정 전차관이 계속 버티자 검찰은 그에게 “정통부의 갓 파더(대부)가 될 것인가. 아니면 부하 공무원들을 구속시킬 것인지를 선택하라”고 말했다. 그가 혐의를 계속 부인하면 정통부 공무원들을 잇따라 소환조사하겠다는 것이었다. 동시에 주변을 샅샅히 뒤져 그를 압박했다.
정 전차관은 고심 끝에 자신이 책임지는 선에서 끝내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정책 결정권자인 장관과 차관 대신 그가 총대를 맸다는 것이다.
당시 정 전 차관 구속에 대해서는 동정여론이 많았다. 국회에서도 정 전 차관 구명에 나섰다. 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정치적 의도를 가진 털이식 표적수사라는 점 때문이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 김형오 한나라당 의원(국회의장 역임. 현 부산대학교 석좌교수) 등 13명은 그해 10월 27일 열린 정통부 국감장에서 PCS 사업자 선정과 관련해 재판중이 정 전차관 등에 대해 관대한 처분을 바라는 탄원서를 작성 재판부에 제출했다. 국회의원들은 탄원서에서 “ 정 전 차관 등이 정보통신 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큰 점을 감안해 관대한 처분을 바란다”고 밝혔다.
그해 11월4일.
서울고법 형사4부(재판장 송기홍 부장판사)는 PCS 사업자 선정 비리사건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정 전 차관 등 정통부 간부에 대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정 전 차관에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및 추징금 4300만원을 선고,석방했다. 정 전 차관은 살던 집을 팔아 추징금을 납부했다.
정 전 차관은 200년 8월 14일 정부의 8.15광복절 특별사면. 복권조치에 따라 사면복권됐다.
하지만 그의 청운의 꿈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그는 이 건에 대해 적절한 시기에 재심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한다. 정 전 차관의 지인에 따르면 그는 “모든 게 ‘운영’”이라면서도 “가슴속에 한이 남이 있다“고 전했다.
그가 공직자로서 건재했다면 그의 앞날은 어떠했을까. 미래를 결정하는 신(神)만이 아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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