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이현덕의 정보통신부<302> 안병엽 신임 정통부 차관

[특별기획] 대통령과 정보통신부

by 문성 2014. 3. 25. 12:30

본문

 

계절의 여왕 5월을 이틀 남긴 1998529.

김대중 대통령은 이날 정홍식 정보통신부 차관(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이사장 역임)의 사표를 수리했다. 후임 차관에 안병엽 정보통신부 정보통신정책실장(정보통신부 장관, ICU 총장, 17대 국회의원 역임, KAIST 초빙교수)을 임명했다.

 

박지원 청와대 대변인(문화관광부 장관, 청와대 비서실장. 민주통합당 원내대표 역임, 현 국회의원)정 차관이 사표를 제출해 김 대통령이 이를 수리했다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안 차관은 고려대를 졸업하고 행정고시(11)에 합격, 경제기획원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경제기획원 감사관과 공정위 독점관리국장. 재경원 국민생활국장 등을 지낸 경제관료 출신이다. 그는 일본 히토쓰바시대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안 차관은 199675일 신설한 정보통신부 정보화기획실 초대 실장으로 발탁된 외부 영입인사였다.

김대중정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정무분과 전문위원으로 파견나가 일했다. 정보통신부 복귀 후 1998315일 정보통신정책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성품이 합리적이면서 소탈한 외유내강형이다. 그러나 조직 장악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김중권 대통령 비서실장(현 변호사)으로부터 차관 내정을 통보받았다.

김 실장은 안 차관에게 차관으로 내정됐으니 열심히 일해 달라는 김 대통령의 뜻을 전달했다.

배순훈 장관(S&T 회장)청와대에서 사전에 안 차관 임명에 대한 의중을 물어와 좋다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그는 529일 오후 국무총리실에서 김종필 국무총리서리(국무총리, 자민련 총재 역임)로부터 임명장을 받았다.

김 총리서리는 PCS사업자 선정과 관련한 검찰수사를 의식한 듯 내부 기강을 바로 세워 지식정보화를 잘 추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안 차관은 임명장을 받은 뒤 곧장 정보통신부로 돌아와 대회의실에서 취임식을 갖고 업무를 시작했다.

안 차관은 취임사에서 우리는 경제난국을 극복하고 다가오는 21세기를 준비해야 하는 중대한 기점에 서 있다면서 지금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한다면 우리는 지식정보사회에서 세계 중심 국가로 도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 차관은 이어 미래를 지향하는 창의적인 자세로 과거의 답습을 벗어나 새로운 각오로 그동안 추진해 왔던 각종 정책을 내실 있게 추진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정보통신부는 그해 611일 후속 실·국장 인사를 단행했다.

안 차관이 맡고 있던 정보통신부 정보통신정책실장에 이교용 정보통신지원국장(초대 우정사업본부장, 프로그램심의위원장 역임, 현 한국우취협회장), 정보화기획실장에 변재일 국무총리실 산업심의관(정보통신부 차관,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장 역임, 현 민주통합당 정책위의장)을 임명했다.

이교용 실장은 연세대를 졸업하고 1975년 행정고시 16회에 합격, 체신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프랑스 파리 국제행정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프랑스 파리9대학 전기통신 및 정보통신관리학 박사과정과 프랑스 체신행정대학원을 수료했다. 이어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행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정보통신부 국제협력관으로 재직 시 한미 통신협상 한국 측 대표로 맹활약했다. 김대중정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경제2분과 전문위원으로 파견 근무 후 돌아와 정보통신지원국장으로 일했다.

변 실장은 연세대를 졸업하고 1975년 행정고시 16회에 합격, 국방부를 거쳐 국무총리실 정무비서관과 산업심의관으로 재직했다.

정보통신지원국장에는 구영보(우정사업본부장 역임, SK텔레콤 고문), 우정국장에는 석호익(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 KT 부회장 역임, 현 통일IT포럼 회장, ETRI 초빙연구원), 국제협력관에는 신현욱(부산체신청장 역임), 정보화기획실 정보기반심의관 유영환(정보통신부 장관 역임, 현 한국투자증권 부회장)씨가 각각 임명됐다.

배순훈 장관은 PCS사업자 선정과 관련, 정보통신부 고위관료에게 뇌물을 건넸다고 진술한 LG그룹에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자 했다. 그는 구본무 LG그룹 회장에게 전화를 했다. 회장 비서실에서 구 회장이 지방에 내려가 전화 연결이 안 된다고 했다. 배 장관은 급한 일이니 곧바로 구 회장과 연결시켜 달라고 했다. 하지만 결국 통화시도는 불발에 그쳤다.

배 장관의 말.

회장 비서실에서 구 회장과 전화연결이 안 된다고 해요. 구 회장과 서로 모르는 사이도 아니고 장관이 급히 통화를 하겠다는데 연결이 안 된다는 게 말이 됩니까. 뭐가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보기 위해 전화를 한 것인데 통화가 안 된다고 하니 자존심도 상하고 불쾌했어요. 그 일이 있고 난 후 모 언론사 사장이 구 회장과 저녁을 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해 왔더군요. 거절했어요. 1년 후쯤 구 회장과 만나게 됐어요. 구 회장이 당시 이야기를 하면서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었다. 잘못됐다`며 사과를 하더군요. 당시 입장이 난처하니까 전화를 안 받은 거였어요. LG그룹의 간판 전문경영인인 강유식 부회장이 중재에 나서 오해는 풀었습니다만 유쾌하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배 장관이 장관으로 발탁되자 김준성 회장(작고, 한국은행 총재, 경제부총리, 대우통신 회장, 이수그룹 회장 역임)이 조용히 불러 몇 가지 당부를 했다.

배 장관의 회고.

김 회장이 `절대 기업에서 돈 받지 말라`면서 요주의 업체를 구체적으로 알려줬어요. 극히 조심하라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장관이 되면 부하들에게 뭔가를 해줘야 하는데 필요하면 나에게 말해라. 그러면 필요한 비용을 마련해 주겠다`고 하셨어요.”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