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7월 1일.
이민화 회장은 “한글을 포기하면 1조원대의 국가손실을 가져 온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그는 발표문 초안을 직접 작성했다.
첫째, 한글 사용자 400만명의 재교육비로 4000억원을 계상했다. 여기에는 강사료나 교육비는 포함하지 않았다. 둘째, 10억원에 달하는 정부 공공문서를 MS워드로 전환하는 비용으로 1000억원이 든다는 것이다. 셋째, 신규 워드 프로그램을 구입하기 위한 비용이 5000억원이 든다는 것이다. 그가 제시한 1조원 국부 손실액의 산출 근거였다.
그해 7월 6일 오전 10시 르네상스호텔.
한글 지키기 운동본부는 기자회견을 열어 한컴을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민화 회장은 “한컴은 MS와 투자유치 협상을 중단하고 운동본부가 제시하는 인수조건을 수용, 한글 살리기에 동참하라”고 공개 제의했다.
운동본부는 인수조건으로 주당 5000원에 신주인수 또는 전환사채 형태로 100억원을 투자하고 현재 한컴이 안고 있는 채무보증을 3개월 안에 해소하며, 긴급자금은 즉각 대여해주겠다고 밝혔다. 또 현 경영진은 현 상황을 책임지고 백의종군해야 하며 새로운 사장은 공개모집을 거쳐 채용하겠다고 설명했다. 당시 한컴의 주식가치는 3000~4000원 수준이었다. 주당 5000원에 산 사람은 그 자리에서 1000~2000원을 손해 보는 상황이었다.
이민화 회장은 회견에 앞서 이찬진 사장을 만나 MS의 한컴 투자 철회를 설득했다.
이민화 회장의 말.
“이 사장에게 최소 얼마가 필요하냐고 물었어요. 100억원이 필요하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 돈을 우리가 마련해 주겠다고 제안했습니다. 대신 MS 투자 유치를 중단하라고 설득했습니다.”
조현정 당시 부회장의 회고.
“이 사장은 MS와 계약 당사자였습니다. 법적인 문제도 생각했을 겁니다. 또 MS가 투자를 하면 한컴의 경영권은 보장됐습니다. 그러니 쉽게 경영 포기를 확답하기가 어려웠어요.”
이민화 회장은 조현정 부회장과 함께 김재민 한국MS 사장도 만났다. 이 회장은 김 사장과 친분이 없었다. 김 사장을 잘 아는 조 부회장이 자리를 마련했다. 두 사람은 김 사장에게 한컴 인수 포기를 설득했다.
조현정 부회장의 말.
“김 사장과 두 번 만났어요. 어떤 경우라도 법적인 문제를 제기하지 않기로 합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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