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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운이라면 '고건'

사람들

by 문성 2009. 12. 23.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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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23일 청와대에서 고건 사회통합위원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관운(官運)이 곧 관복(官福)이다
.

고건 전 국무총리는 정말 관운이 좋다. 보통 좋은 게 아니다.  하늘이 내린 관운이란 말이 적합하다. 그처럼 관료로서 장수하는 이는 두 눈 씻고 찾아도 보기 힘들다.


한 정권에서 중용되기도 힘든 세상에 그는 관계에 입문한 이후 정권에 관계없이 현재까지 요직이란 요직은 다 거쳤다. 8개 정권에서 요직을 지낸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


박정희시대부터 최규하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정부에 이르기 까지 역대 정권에서 중책을 맡았다. 
그가 역임한 자리는 평생 한 번 하기도 힘든 요직이다.


 그는 대학을 졸업한  1961년 제13회 고등고시 행정과에 합격한 이후 1973년 강원도 부지사, 1975년 전라남도지사, 1979년 대통령 정무수석비서관을 지냈다.

 전두환 정권이 들어선 후 교통부 장관과 농수산부 장관을 지내고, 1985년 민주정의당 소속 국회의원으로 당선됐으며, 1987년 내무부 장관을 지냈다.

1988년부터 1990년까지 서울시 관선 시장을 지내고 뒤이어 명지대학교 총장직에 있다가 문민정부의 마지막 국무총리를 지냈다. 1998년에는 새정치국민회의 공천으로 서울시장 선거에 당선되어 4년간 시정을 이끌었다.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 첫 국무총리로 임명되어 직무를 수행하던 중 2004년 3월 12일 대한민국 국회가 193대 2로 노무현 대통령 탄핵 소추안을 의결하여 노무현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면서 대통령 권한을 대행하였다. 
 

그후 야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로 거론돼 당시 대통령 후보들을 긴장하게 만들었으나 그는 2007년 1월 16일 대통령 불출마 선언을 발표했다.


그의 출세 길에는 거칠게 없었다. 고속 승진이었다. 37세에 전남도지사, 43세에 교통부 장관을 지냈다. 당시 부처 서기관들이 장관 나이 또래였다. 장관 3번, 국회의원, 서울시장 2번, 국무총리 2번, 대통령 권한 대행 등 이제 그가 맡을 직책은 대통령 빼고는 없다.


그는 ‘행정의 달인’이란 말처럼 뛰어난 행정력과 무결점 처신의 소유자다. 일부에서는 ‘처세의 달인’이라며 책임질 일은 절대 하지 않는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중도실용주의 답게 일방통행식으로 무리하게 일을 추진하지 않았다. 이견이 있으면 다시 협의해 타결점을 찾았다.
 


그는 한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나는 특정 정권에 충성한 일이 없다. 행정 전문가로서 나에게 일이 맡겨지면 국민을 위해 봉사했을 뿐이다.  그래서 어느 정부든지 어려운 일이 생기면 나를 징발해 갔다”


그가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사회통합위원장을 맡았다. 그의 서울시장 후임자였던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23일 오후 위원장 위촉장을 받았다.
 


지금 우리는 4대강사업과 세종시 수정, 노동법 개정 등을 놓고 여야 간에 노사 간에 지역 간에 가뭄 든 논바닥처럼 서로 갈라져 있다. 여기에 계층과 이념, 세대간 갈등도 심각하다.
 


이런  사회의 갈등을 고건 위원장이 어떤 리더십을 발휘해 국민을 통합해 나갈지 그의 행보가 궁금하다.

사회 통합의 기본은 소통이다. 일방 통행이 아니다.  밀어붙인다는 소리를 듣는 이 정부에서 그가 통합의 해법을 어떻게 찾을지 알 수 없다.

분명한 점은 대립하는 각계의 소리를 그가 가슴을 열고 듣지 않으면 사회 통합은 공염불이다.  밑바닥의 소리를 듣는 것이 통합의 시발점이다. 처세의 달인이란 그가 어떤 처신을 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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