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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스님 "사랑의 조건은 다섯 가지"

이현덕의 책마당

by 문성 2016. 5. 7.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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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덕사 방장 설정(사진) 스님의 법문을 담은 어떻게 살 것인가가 최근 출간됐다. 불교 전문 박원자 작가가 글을 썼다.

 

스님은 열네 살이던 1954, 부친의 생신불공을 위해 수덕사에 들렀다가 그대로 출가했다. 지금까지 한순간도 출가의 길을 후회하지 않았다고 했다. 설정은 주로 수덕사와 정혜사에서 도를 닦았다. 전강 스님, 송담 스님, 탄성 스님 등 한국 불교를 대표하는 선사들과 교류했다. 정신적 스승 금봉 스님도 만났다. 하도 염불 소리가 좋아 금봉 스님께 저 아이가 과거에도 중이었구나하는 소리까지 들었다.

 

 

 스님은 췌장암으로 인해 몸이 만신창이가 되었을 때 죽기를 각오하고 기도에 집중해 살아났다. 이 경험으로 삶과 죽음에 대한 집착을 끊어낼 수 있었다고 한다. 죽음이라는 위기 앞에서 수행자 본연의 삶을 선택했고 마침내 암을 이겨낼 수 있었다.

  스님은 젊은이들에게 무전여행을, 나이 들어가는 이들에게 철저한 자기관리를 권한다.

  생을 놓아 버리려고 생각한 놈이 배가 고픈 거예요. 두 달 동안 목포에서 해남까지 이 부락 저 부락으로 다니면서 나락을 줍는 일도 거들어 주고 밥을 얻어먹었어요. () 밥이며 잠자리를 내 손으로 해결하는 절박하고 극한 상황에 나를 몰아넣고 내가 어떤 사람인가 바라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너무 나약했고 덜 치열했고 덜 하심했다는 결론이 나왔어요. 어렸을 때 절에 와서 관념적으로 부처님 법을 믿고 있었다는 자각을 하는 계기가 되었죠.”

  인생은 마치 예술품을 창작하는 것과 같습니다. 인생이라는 조각품을 만드는데 어떤 사람은 걸작을, 어떤 사람은 졸작을 만듭니다. 또 우리는 이 우주 공간에 단 하나의 연출자이자 그 시대, 그 역사를 사는 배우입니다. 같은 사람으로 세상에 태어나서 어떤 사람은 역사적인 인물로 살아가는데 왜 연출을 잘못해서 남한테 좋은 인상도 주지 못하고 스스로도 슬프게 살아야 합니까? 인간의 행과 불행은 자기가 만드는 겁니다. 기왕에 이 세상에 나왔으면 좋은 작품을 만들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부부 관계를 위한 사랑의 조건에는 다섯 가지가 있습니다. 그 첫 번째가 관심인데, 상대방이 어떤 상황에 있는지, 어떤 심정인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두 번째는 존중으로, 상대방이 내 소유라는 생각을 가지지 말고 취향이나 사생활을 존중해 줘야 합니다. 세 번째는 책임인데, 상대방을 이용 가치로 생각지 말고 책임져야 할 대상으로 생각하면서 헌신해야 합니다. 네 번째는 이해, 항상 상대의 입장이 되어서 생각해 보는 겁니다. 다섯 번째는 주는 것입니다. 희망을 주고 사랑을 주고 위로를 주고 좋은 말을 해 주고 물건도 주고, 무엇이든 주면 줄수록 좋습니다. 준다는 것은 내 것을 다 놓아 버리는 것입니다.”

  나무를 심는 사람들 발간. 320, 값이 1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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