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이현덕의 정보통신부<412> "정통부 역사속으로"

[특별기획] 대통령과 정보통신부

by 문성 2018. 7. 25. 12:18

본문

2008128.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사진)은 이날 낮 인수위 파견 공무원들과 인수위 식당에서 오찬을 했다.

형태근 전문위원은 이 당선인 맞은편 자리에 앉게 됐다. 그는 이자리에서 “IT는 전 부처로 확대해 추진해야 한다. 그리고 정보통신부 직원들을 중용해 달라고 발언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우정사업본부 개편도 쟁점이 됐다. 인수위 경제2분과는 처음 우정사업본부 민영화를 검토했으나 우정사업은 국가가 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해 민영화는 철회했다. 현안은 소관부처 이관이었다.

이와 관련한 정경원 당시 우정사업본부장(전 한국로봇산업진흥원장)의 증언.

윤동윤 전 장관을 비롯한 전직 장. 차관 등이 정통부 폐지 반대와 함께 우정사업본부는 방통위 소관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을 인수위 등에 전달했습니다. 방통위가 대통령직속기관이 되는 바람에 우정사업본부를 방통위 소관으로 할 경우 민영화 과정에서 체신노조가 반발하면 대통령에게 누가 된다는 인수위측의 논리에 여당이 밀렸습니다. 그래서 지식경제부 산하로 넘어 갔습니다.”

벼랑끝 대치 속에 여야는 대통령 취임식 닷새를 앞두고 그해 2204차 협상 끝에 정부조직개편안에 전격 합의했다. 여야는 방송통신위원회의 경우 대통령 직소기구로 하되 위원 5명 중 2명을 야당이 추천하는 것에 합의했다. 정통부 존치를 위해 뛰어다녔던 전직 장. 차관들의 노력은 황야의 목소리가 되고 말았다.

그해 222일 오후 2시 국회는 임시 본회의를 재석 210명 중 찬성 164, 반대 33, 기권 13명으로 정부조직개편안을 통과시켰다.

그해 229일부터 새 정부조직개편안이 발효됐다.

이에 따라 한국이 세계에 자랑하던 독창적 정부조직인 정통부는 출범 14년 만에 간판을 내렸다. TDX개발과 CDMA 세계 첫 상용화.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등으로 한국의 국가 브랜드였던 ICT강국의 주무부처인 정통부의 퇴장은 허무하고 쓸쓸했다.

정통부를 벤치마킹한 국가만 29개국에 달했다고 한다. 그런 정통부를 이명박 정부는 단번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했다.

이날 오전 11시 유영환 장관은 이임식에서 "조직의 수장으로서 조직과 직원 여러분을 제대로 지켜주지 못했다는 생각에 얼굴을 들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부처를 지키지 못한 죄인이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박근혜 정부에서 미래창조부가 발족해 다행이라고 말했다.

정통부 폐지는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 실책이란 평가를 받았다.

2012812일 이상민 민주통합신당 의원(현 국회의원)27개 출연기관과 연구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명박 정부의 실책으로 정통부와 과기부 폐지를 들었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사회실현을 위한 국민연합은 201318일 연구기관 학계 등 회원 13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의 81%가 정통부와 과기부 폐지를 실책이라고 응답했다.

김성재 전 김대중 도서관장(청와대 정책기획수석. 문광부 장관 역임)은 기자에게 이명박 정부의 정통부 해체는 크게 잘못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멘토로 불리는 최시중 방통위원장도 2010318일 기자들과 만나 정통부 해체는 잘못됐다고 말했다.

2010413. 입법부 수장인 김형오 국회의장도 "정보통신과 콘텐츠, 원천기술 등을 총괄한 통합 부처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통부가 간판을 내리던 날 전직 정통부출신 관료 S씨는 평생 처음 엉엉 소리 내 울었다고 회고했다

정통부는 이날 추억속의 앨범이 됐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