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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각 전원일기- 2018년 동지는 '중동지'

전원일기

by 문성 2018. 12. 22.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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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동지(冬至). 24절기중 22번째다. 이날은 낮이 가장 짧고 밤이 가장 길다.

동지는 팥죽 먹는 날이다. 우리도 아침에 팥죽을 먹었다. 아내가 어제 밤에 팥을 삶아 믹서에 넣고 갈아 죽을 만들었다. 올해는 팥죽에 새알심을 넣지 했다. 새알심을 미처 준비를 하지 못했다. 그래도 팥죽 맛을 보니 내 입맛에 딱 맞다아내 음식 솜씨는 언제나 일품이다. 

이번 동지에 팥죽 뿌리는 시간은 오전 723분이다. 달력에 나와 있다. 이왕이면 다홍치마가 아닌가. 시간에 맞춰 팥죽을 각 방에 차려 놓고 집 주위에를 돌며 팥죽을 뿌렸다.

고 직장다닐 때는 이런 일에 관심이 없었다퇴직해 집에 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어른들이 하던 풍습을 답습한다팥죽을 뿌리는 이유는 축귀의 의미다. 팥의 붉은색이 양색(陽色)이므로 악귀를 쫓는 데 효과가 있다고 한다. 사찰에서도 불사를 할 때 잡귀가 오지 말라며 팥을 뿌리는 풍습이 있다.

팥죽이 잡귀를 쫓는다는 기록은 중국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에 나와있다.

중국에 사는 공공씨(共工氏)에게 아들이 있었다. 소문날 말썽꾸러기로 하루도 사고를 치지 않은 날이 었었다. 그러던 어느 동짓날, 그 아들이 갑자기 죽었다. 그가 죽어 역질 귀신이 되어 온 마을에 병을 옮겼다.

공공씨는 아들의 영혼이 장난치는 것을 알고 고민하다 옳거니 그래 그렇게 하자고 해법을 찾았다. 아들이 붉은 팥을 무서워했던 기억을 되살려 붉은 팥으로 죽을 쑤어 집안에 뿌렸다. 이를 알리 없는 역질 귀신인 아들이 집으로 들어오려다 팥죽을 보고 기겁을 했다.

으악, 이게 뭐야?  내가 무서워하는 팥이잖아

역질 귀신을 나 살려라 하며 도망갔다. 이때부터 사람들은 동지날 팥죽을 쑤어 집에 뿌리고 먹었다고 한다.

동지라고 해 같은 게 아니다. 동지가 초순에 들면 애동지, 중순에 들면 중동지, 하순에 들면 노동지라 한다. 중동지와 노동지에는 팥죽을 쑤지만 애동지에는 팥죽을 쑤지 않는다고 한다. 올해는 동지가 음력 1116일이다. 중동지에 속한다.

우리나라에서 팥죽을 먹었다는 기록은 고려말 이익재의 익재집(益齋集)’에 나온다. 가족이 모여 팥죽을 끓여 먹고 부모님 장수를 기원했다는 기록이다. 팥죽을 뿌리면 악귀를 쫒는다는 건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게 아니다. 하지만 집안과 밖에 팥죽을 뿌리고 나니 마음이 편안하다. 동지 팥죽 먹고 모두가 행복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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