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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솔방울 가습기’

전원일기

by 문성 2019. 1. 29.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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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에 살다보니 자연과 자연스럽게 친해진다. 그제는 솔방울 가습기를 만들었다. 아내 아이디어다. 그렇다고 대단한 일은 아니다. 솔방울을 이용해 실내 가습기 역할을 하게 했을 뿐이다.

도시근교로 이사온 후 토목공사를 담당했던 사람이 다른 공사장에 어린 소나무가 10여 그루 있는데 '싸게 구입할 의향이 없느냐'고 넌지시 말을 건냈다. 텅 빈 마당에 조경을 할 게 없어 고심하던 터였다'괜찮은 제안'이여서 소나무 10여그루를 싼 값에 구입했다.

1미터 미만인 소나무를 마당과 울타리 주변에 구덩이를 깊게 파고 심었다. 소나무에 막걸리가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막걸리도 몇 통 사다 소나무에 뿌렸다.

다행히 소나무를 탈없이 잘 자랐다. 겨울에 북풍이 불면 심을 소나무가 심하게 흔들렸다. 저러다 부러지지 않을까 걱정했다. 해가 지날수록 소나무는 덩치가 커지고 키도 자랐다. 이제 큰 소나무는 키가 3 미터에 달한다. 지난해부터 솔방울이 달렸다.

아내가 며칠 전 솔방울을 한바구니 따 달라고 했다. 용도를 물었다. ‘집안이 건조하니 송방울 가습기를 만들겠다고 했다.

솔방울로 무슨 가습기야되물었더니 두고 보란다.

며칠 미적대다 그제 마당에 나가서 솔방울으로 한 바구니 따 왔다. 아내는 솔방울을 수도물로 깨끗 씻고 한동안 물에 담갔다. 그랬더니 입을 벌리고 있던 솔방울이 마치 조개가 입을 다물듯 입을 닫았다. 물을 가득 머금은 것이다. 아내는 솔방을 꺼내 물기를 쑥 뺐다.

그 솔방울을 빈 그릇에 담아 거실 한 쪽에 놓았다. 집안에 솔향기가 은은히 풍겼다.

솔방울 변화를 지켜봤다. 3일정도 지나자 솔방울이 다시 입을 벌리기 시작했다. 머금고 있던 습기를 다 내품은 것이다. 이걸 다시 물에 담궈 물기를 머금게 했다. 물기를 머금으면 솔방울이 입을 닫았다. 솔방울을 그릇에 담아 다시 거실에 내놓았다.

솔방울 가습기는 장점이 많다. 우선 운치가 있다. 에어컨과 TV 등 첨단 문명의 기기 중간에 솔방을을 갖다 놓으니 색다르고 은은한 소나무 냄새가 좋다. 마치 솔밭을 걷는 기분이다. 무공해다. 소음도 없고 비용도 들지 않는다 약간의 수고가 필요할 뿐이다.

자연에 등을 기대고 살다보니 생활에 자연을 이용할 게 하나 둘 늘어난다. 보기에 따라 별 것도 아닐 수 있지만 솔방울 가습기는 내게 새로운 삶의 발견이자 생활의 지혜고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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