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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단상

전원일기

by 문성 2019. 4. 16.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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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고 청순하다. 누굴 기다리나. 봄 꽃은 하나같이 웃는다. 무슨 좋은 일이 있나.  

 

강남간 제비는 아직 온다는 소식이 없건만 자주 빛 제비꽃은 돌 틈에서 활짜 웃는다.   제비꽃은 텃밭 여기 저기에도 꽃을 피웠다

 

어제는 봄을 시샘하는 거친 북서풍이 이곳에 불었다.  오늘 완연히 봄이다하얀 매화는 꽃잎이 하나 둘 떨어지기 시작했다. 봄날은 오면서 가고 있는가.

 

 

제비꽃에 이어 질새라 노란 민들레도 해맑은 웃음을 짓는다 붉은 태양대신 노란색 작은 태양이 대지에 솟은 듯 하다.

 

 

집앞에 심은 꽃잔디도 불과 며칠사이에 붉게 타고 있다. 꽃들이 단체 사진을 찍은 모양새다. 꽃은 서로 시샘하지 않는다. 그저 웃을 뿐이다. 

 

사람들은 꽃을 보면서 즐거워한다. 그러나 자신이 인간 꽃이 될 생각은 안한다.  우리도 누군가의 꽃이 돼야 한다. 나를 보고 싶어하고 나를 보면 즐거워하는 향기나는 인간 꽃.

 

봄에 우리도 아름다운 꽃들과 교감하며 각자 가정에서, 사회에서 인간 꽃이 돼 보자.

 

 

/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아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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