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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개구리 울음소리

전원일기

by 문성 2019. 6. 29.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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깩깩깩

청개구리(사진) 울음소리다. 날씨가 궂거나 비가 내리는 날이면 어김없이 운다.

 

갑자기 우박이 쏟아지는 듯하다. 한꺼번에 깩깩깩시끄럽게 울다가 어느 순간 언제그랬느냐는 듯 조용해 진다.

 

청개구리 하면 말 안듣는 사람, 시킨 일과 반대로 하는 사람을 연상한다. 어릴적 듣던 청개구리 동화 때문이다.

 

옛날에 어느 마을에 말을 안듣기로 소문난 아들이 있었다. 아들 때문에 속을 썩이던 어머니는, 자기가 죽은 뒤 양지바른 곳에 묻어달라고 하면 나쁜 곳에 묻어줄까 걱정했다. 임종 전 자신을 냇가 근처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당연히 양지바른 산에 묻어 줄것이라고 생각했다.

 

일은 어미니 뜻과는 반대로 돌아갔다. 어머니가 죽은 뒤 비로소 정신을 차린 아들은 어머니의 유언대로 냇가에 묻고 비만 오면 혹시 무덤이 떠내려 갈까봐 걱정했다. 그러다 죽어서 청개구리가 되었다는 내용이다. (청개구리 같은 사람이 되지 말고 바르게 살라는 교훈을 주는 동화인데 우리 사회에 여전히 청개구리같은 언행을 일삼는 이들이 있으니 답답하다.)

 

그런데 엄지 손가락만한 청개구리 울음소리가 이렇게 큰지 처음 알았다. 보통 개구리는 개골 개골한다.

 

청개구리는 날씨가 궂거나 비가 내릴만 하면 어김없이 이곳 저곳에서 깩깩깩하고 울어댔다. 한 마리가 울기시작하면 청구리들이 이구동성 합창을 한다. 이 울음을 레인콜(raincall), 즉 비 울음이라고 한다.

 

어제는 베란다에서 깩깩깩하는 소리가 들였다. "도대체 어떤 녀석이 시끄럽게 우나"하며 밖을 살펴보니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사방을 두리번거리는데 바로 옆에서 깩깩하는 게 아닌가. 깜짝 놀라 소리나는 곳을 보니 청개구리가 벽에 붙어 울고 있었다.

 

순간 나도 모르게 실소를 금치 못했다. 이렇게 작은 몸짓에서 큰 소리를 내다니. 마치 개가 짓는 듯한 소리를 내는 게 신기했다. 더 신기한 점은 청개구리들이 합창을 할 때 창문을 열고 야 조용히 해하면 한동안 조용해 진다는 점이다. 그건 잠시다. 다시 깩깩울기 시작한다 

 

날씨가 흐리거나 비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듣는 청개구리 울음소리다. 인간을 향해 바르게 살라는 청개구리 호소가 아닐까 싶다

 

청개구리 울음소리도 전원생활의 한 풍경이다. 그래도 시끄러운 건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깩깩깩" 또 운다. 말 안듣는 청개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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