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사람 향기...국민훈장 받은 고 이민화 명예회장

이현덕 칼럼

by 문성 2020. 5. 20. 17:59

본문

세월은 무심해 세속 일을 잊기도 하지만 그 반대로 잊었던 일을 찾아내기도 한다.

지난해 8월 별세한 우리나라 벤처 1세대를 이끈 고() 이민화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사진)이 국민훈장 모란장을 추서 받았다.

행정안전부는 19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2019년 정부혁신 유공 정부포상 전수식'을 열어 정부혁신 성과 창출에 기여한 유공자들에게 훈·포장을 수여했다.

새심 잊고 지냈던 고인에 대한 이런 저런 추억이 새록 새록 돋아난다.

고인은 한국 벤처대부(代父)로 불린다. 의료기기업체 메디슨(현 삼성메디슨)의 창업자로 우리나라 벤처업계 1세대 대표주자로 꼽힌다. 벤처인들이 가좋아하고 존경하는 인물이 고인이다.

행안부는 "이 명예회장은 '데이터 족쇄 풀기 운동' 등을 통해 데이터 개방과 활용의 중요성을 알리고 공공데이터전략위원으로 활동하며 공공데이터 혁신전략 등 관련 정책 수립에 기여했다"고 추서 이유를 설명했다.

이 이사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KAIST에서 전자공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벤처 1세대로 메디슨을 창업했고 벤치기업협회 초대회장, 한국기술거래소 이사장, 20099월 초대 기업호민관을 역임했다. 현재 KAIST 초빙교수, 비영리조직인 유라시안네트워크 이사장, 한국디지털병원수출사업협동조합 이사장,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으로 왕성하게 활동했다. 그는 치열하게 삶을 살았다.

2016년 그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요즘 논란이 많은 원격의료에 관해 그의 입장은 분명했다.

원격의료를 금지하는 나라는 우리뿐이다. 원격의료는 정보기술(IT)과 의료를 접목한 서비스다. 우리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원격의료 세계 시장 규모는 6조달러다. 반도체가 3000억달러다. 반도체 20배다. 진단과 치료는 병원영역이다. 관리는 개인 생활 영역이다우리는 세계 최초로 혈당측정이 가능한 혈당관리 휴대폰을 만들어 원격의료를 석권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휴대폰은 의료법상 의료기기로 분류돼 사업을 포기했다. 좋은 기회를 놓쳤다. 의료진료카드가 우리는 병원 안에 있다. 미국은 의료기록이 클라우드에 있다.“

그는 청년 일자리와 창업에 관해서도 소신이 확고했다.

청년은 자기 주도 삶을 살아야 한다. 남을 따라가는 스펙형 인간은 불행하지는 않겠지만 행복할 수는 없다.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해야 한다. 세상에 기여하는 청년이 돼야 한다.”

그의 좌우명은 홍익인간 이화세계(弘益人間 理化世界)’. 미는 바둑인데 아마 5단이다.

그는 지난해 8월 세상을 떠났다. 사람은 떠나지만 그가 남긴 말과 행동은 벤처인과 젊은이들에게 멈추지 않는 울림으로 남아 있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