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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은 인터넷 마니아

붓다 소식

by 문성 2009. 10. 8.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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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정불변)(固定不變)은 없다”더니 그말이 맞다.

변하지 않을 것 같았던 탱화가 디지털을 보듬었다. 노트북을 들여다 보는 부처님과 휴대전화를 하는 호법신장 등을 그린 탱화가 등장해 화제다.

인터넷 강국의 부처님이요 호법신장 다운 모습이다.  전통 방식의 탱화가 시대상을 담는 현대식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이는 불교문화의 변화인 동시에 전통문화의 진화다.  


 
탱화는 부처와 불법을 수호하는 호법신장을 그려 불상 뒤에 거는 그림을 말한다. 지금까지는 탱화는 영산회상도가 전부였다.  그랬던 탱화에 휴대전화와 노트북, MP3 등이 등장했다. 여기에 더해 축구와 배구, 농구하는 학생들까지 등장했다.  

이변이라면 이변이요, 탱화 형식의 파괴다. 그래도 그런 발상 자체가 흥미롭다. 걸림이 없이 사는  스님들의 자유분방한 단면을 엿볼 수 있다. 


대구 팔공산 묘향사에는 누워 노트북을 들여다 보는 부처님과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는 선재동자 등의 모습을 담은 탱화가 있다. 


 옆으로 누워 노트북을 보는 부처님 모습은 친근하기조차 하다. 부처님이 인터넷 마니아인지 모른다. 지금 속세의 일을 인터넷을 통해 검색중인지 알 수 없다.  그런가 하면 농구공과 MP3를 들고 있는 보살들의 모습도 있다. 


  천녀(天女)휴대전화를 하는 탱화가 있는 곳은 대한불교 조계종 8교구본사인 직지사의 산내암자인 중암이다. 직지사는 사명대사가 출가한 곳이다. 아도화상이 창건했고 1,600년의 연륜을 지닌 전통사찰이다.

중암의 대웅전이 영산보전인데 이곳 탱화에는 휴대전화를 들고 있는 천녀가 있다. 어디에다 전화를 하는지는 알 수 없다. 혹여 부처님이나 다른 보살들에게 불법에 대해 물어보거나 지혜를 구하는 전화를 하려는 것은 아닐까. 중안에는 당대의 강백인 관응스님이 주석하셨다. 스님은 2년 전 열반하셨다.

 직지사 종무실에 전화를 해 알아봤다. 7년 전 중암의 주지인 보진스님이 제작했는데  휴대전화를 크게 그려 2년전 다시 수정 작업을 해 오늘의 모습으로 제작했다는 것이다.
보진 주지스님은 “불교예술인 탱화는 시대상과 신앙심, 예술성을 반영하므로 지금 디지털세상을 가장 잘 반영하는 휴대폰을 탱화에 넣었다”고 했다는 것이다.


 자비정신을 실헌하는 교육이념을 가진 불교학교인 대전 보문중ㆍ고등학교에도 색다른 탱화가 있다. 역시 이 학교 교무실로 전화를 걸었다. 이 학교 강당에 걸린 탱화는 지난 2006년 3월 탱화 점안법회를 봉행했는데  전통탱화와 달린 학생들이 운동하고 컴퓨터를 하는 모습을 담았다고 했다. 


 부처님 그림 아래 학생들이 씨름과 줄다리기 축구, 농구 등을 즐기는 모습이라고 했다. 이 학교는 학생들이 선수행과 불교신행 활동 등을 하고 있다.

  대구 한국불교대학 관음사 법당의 현대식 신중탱화는 경허스님을 비롯해 우리나라 역사 속 왕들과 장군의 모습이 그대로 표현돼 있다.


 탱화가 21세기 디지털로 빠져 들고 있다.  앞으로 디지털시대를 어떻게 반영한 탱화가 등장할지 알 수 없다. 


멀지 않아 속세인과 인터넷을 주고 받는 부처님과 보살, 호법신장이 등장하지 않을까  이 세상에 변하지 않은 것이 없다는 진리를 재삼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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