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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 철저하게 장사꾼 논리로 협상하시오" ...<한미FTA를 말하다> 출간

이현덕의 책마당

by 문성 2011. 1. 9.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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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를 놓고 여야간에 입장이 엇갈리는 민감한 시기에 민감한 내용이 담긴 회고록이 나왔다.

참여정부 때 통상정책을 담당했던 김현종 전 통상교섭본부장이 펴낸 ‘한미FTA를 말하다(사진)’가 그책이다.

 

저자는 이 책에 협상을 둘러싼 과정과 노무현 대통령이 특별히 주문한 사항 등을 다뤘다.
2007년 3월 서울 하얏트호텔에서는 한·미FTA 반대 시위대와 경찰이 맞선 가운데 최종 8차 협상을 시작했다. 노 대통령은 중동 순방을 떠나기 전날 협상팀(사진)을 불렀다.

 

“김 본부장, 협상이 되면 물론 좋지만 안 돼도 내가 책임지는 거고, 돼도 내가 책임지는 거요. 본부장은 철저하게 장사꾼 논리로 협상하고 한․미동맹 관계나 정치적 요소들은 절대로 의식하지 마세요. 모든 정치적인 책임은 내가 질 겁니다.”

 

통상교섭본부장을 거쳐 2008년 유엔대사를 그만두고 기록용으로 쓴 이 책은 통상정책이라야 다자간 협상이 전부이던 때, 국가 통상정책의 대전환을 이룬 한국 FTA 전 과정의 복기다. 한편으로는 FTA의 ‘F’자도 모른다며 빈정거림의 대상에서 FTA 강국으로 거듭난 성공스토리이기도 하다.

 

큰 경제권과의 협상을 체결하기에 앞서 동쪽으로는 캐나다와 먼저 FTA를 출범시키고, 서쪽으로는 유럽연합(EU)에 가입하지 않은 유럽자유무역연합(EFTA)과 높은 수준의 FTA를 체결해 각각 미국과 EU를 불편하게 만드는 전략이다.

 

무엇보다 국익을 위해 EU와의 FTA를 지렛대 삼아 미국을 초조하게 만들며 예비 협상테이블로 끌어낸 이야기, 반덤핑 비합산조치를 카드로 삼은 벼랑끝 전술, 일본이 우리나라에 배정한 240만속의 김 수출 쿼터를 WTO 제소라는 강수를 두면서 1200만속까지 끌어올린 뚝심의 협상과정은 드라마틱하다.

 

그가 4년여간 좌충우돌하며 동시다발적 FTA를 추진할 수 있었던 데는 고 노무현 대통령의 전폭적인 신뢰와 지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김 본부장은 에필로그에서 일면식도 없던 노 대통령이 그의 열정 하나만 보고 믿어줬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남이 기대하는 인생을 살지 말고 본인에게 의미있는 일을 찾아 하라’ ‘주인 의식을 가지고 일하라’ ‘사심 없이 소신껏 하라’ 등 후배에게 들려주는 교훈은 화려한 수사가 아니다.

 

홍성사 펴냄. 500쪽. 값 1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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