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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용 ‘MB에게 청와대 각본대로 물을까?’

이현덕 칼럼

by 문성 2011. 1. 29.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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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토론의 교과서’란 찬사를 받는 정관용(사진.한림대 국제대학원교수).
 
현재 CBS 시사자키 진행자다.

 

그가 오는 2월1일 오전 10시부터 90분간 진행되는 2011 신년 방송좌담회 ‘대통령과의 대화, 2011 대한민국은!’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심층 대담의 진행자로 출연한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이번 대화를 통해 2011년 신년 국정계획을 밝히고, 전문가들과 함께 남북관계, 한미·한중 외교관계, FTA등의 ‘외교·안보’분야와 경제운영계획, 물가 등의‘경제’분야에 관하여 심도있는 의견을 나눌 예정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그런 보도를 보면서 문득 지난 일이 생각났다.
정 교수는 과거 12년간이나 KBS에서 방송을 진행했다. ‘심야토론’과 ‘열린토론’ 등 KBS의 간판프로를 맡았다. MBC 손석희교수의 ‘100분토론’과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쌍벽을 이뤘다.

그런 그는 MB정부 출범 후인 지난 2008년 11월 방송을 그만뒀다.하차 명분은 고액 출연료였지만 이를 그대로 믿는 이는 거의 없었다. 자의가 아닌 타의였다. 그의 날카로운 질문이 정부 입장을 곤혼스럽게 만드는 일이 많았던 것이다. 집권층에 밉보인 것이다.

  이유와 명분이 어찌됐건 눈에 가시같아 잘랐던 그를 청와대가 대담자로 선택한 것이다. 세월의 무상함이다.  
정 교수는 "열흘 정도 전에 청와대에서 직접 섭외 요청이 왔다"고 밝혔다고 한다. 인간이 망각의 동물이라지만  편리한 대로 행동하는 사람들임에 틀림없다.

  이 대담은 기획과 제작을 처음부터 끝까지 청와대가 주도한다. 주관 방송사인 SBS 측은 "우리는 카메라와 중계차만 제공하고 전체 기획과 진행은 청와대에서 한다"며 "제작에 우리가 관여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일방통행식 대담이다. 소통이나 대화가 아니다. 청와대는 국민이 알고 싶은 것, 듣고 싶은 말보다고 하고 싶은 말만 할 가능성이 높다. 일방의 홍보인 셈이다. 

  정 교수는 언젠가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소통하기는 커녕 상대를 소탕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그의 말은 시사토론의 정곡을 찔렀다.그는 또 시사토론 진행 경험을 바탕으로 ‘소통3원칙’을 저서인‘나는 당신의 말할 권리를 지지한다’에서 밝혔다. 그 3원칙은 상호 공존의 현실 인정, 정책 중심의 토론문화 만들어 가기, 세심한 준비를 거쳐 절차와 단계를 차근차근 밟아가는 것 등이다.

그는 소통의 중재자로 공정하고 균형잡힌 진행으로 ‘시사토론의 교과서’란 찬사를 받았다.  그는 시청자의 편에서 상대에게 핵심을 묻고 핵심만 말하게 했다. 그래서 국민은 그를 신뢰했고 좋아했다.

  그런 그였기에 그가 대담자로 나설지도 궁금하다.  만약 나선다면 청와대의 각본대로  질문할 것인가. 아니면 국민이 듣고 싶은 말은 질문할 것인가. 

시청자들이 청와대가 기획한 '대통령의 대화'보다 더 주목하는 것은
그의 출연여부와 질문 내용이다.  '시사토론의 교과서' 답게 대통령에게 국민을 대신해 국민이 앞고 싶은 내용을 바늘처럼 날카롭게 질문할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세월 따라 그도 변한 모습일까. 국민은 핵심을 묻는 정관용의 당찬 모습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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