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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자일기<63>

암자일기

by 문성 2011. 2. 15.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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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노사(生老死)


“머리는 빌릴 수 있어도 건강을 빌릴 수 없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한 이 말은 명언(名言)이다. 김 전 대통령이 조깅과 배드민턴으로 건강을 다지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삼년 병간호에 효자 없다는 옛말도 있다. 건강하지 못하면 우선 자신이 고통스럽다. 다음은 가족이 괴롭다. 내가 건강해야 집안에 웃음꽃이 핀다.

 

부처님은 생로병사(生老病死)를 네가지 괴로움, 즉 사고(四苦)라고 했다. 그렇다 해도 가능하면 병(病)은 멀리 피해야 한다. 우선 태어나는 것과 늙는 것, 그리고 죽는 것은 피할래야 피할 수 없다. 하지만 건강은 본인의 노력에 따라 얼마든지 지킬 수 있다. 그래서 가능하면 병은 건너뛰고 태어났다가 늙고, 죽음으로 가는 이른바 ‘생로사(生老死)’를 해야 한다.

요즘 건배 구호중에 ‘구구팔팔이삼사’라는 말이 있다. 99살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이틀 앓고 3일째 죽자는 의미라고 한다. 이렇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면 큰 복(福)이다.

 

최근 가까운 분의 장인이 돌아가셨다.

조문을 갔다가 고인의 이야기를 듣고 부러운 생각이 들었다. 고인은 아들과 딸을 잘 키워 교수 아들과 사위를 두었다. 자신도 약간의 경제적 여유가 있어 죽는 날까지 같이 산 며느리에게 생활비를 주었고 심지어 자신의 장례비 까지 남겨 놓았다는 것이다. 마치 토굴에서 살다간 노스님의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었다.

흔히 우리는 ‘재산을 잃는 것은 인생의 일부를 잃는 것이고. 명예를 잃는 것은 인생의 절반을 잃는 것이다. 하지만 건강을 잃는 것은 인생의 전부를 잃는 것이다’ 라고 말한다.

사실이다. 잃은 재산이야 노력해 모으면 되고 명예도 회복할 수 있다.

 

그러나 건강은 한 번 해치면 원상복구가 어렵다. 아픈 사람만이 건강의 소중함을 안다. 자기 몸을 함부로 내돌리면 병을 불러 들인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 건강해야 내 몸도 내 말이다. 아프면 내 몸이 아니다. 자신을 돌아보는 것도 육신이 아프면 만사가 귀찮다.

손위 처남 중에 지방에서 꽤 잘가는 형님이 있다. 지방군의회 의장도 하고 도의회 의원도 지낸 지방에서는 유지(有志)다.

그는 단정한 처신으로 주위에 신망이 높았다. 공직에서 물러나자 형수가 우울증을 얻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파긴슨병까지 발생했다.

서울 아산병원과 서울대병원 등에서 입원해 치료를 받아 많이 좋아졌는데 손위 처남이 병수발과 살림을 너무 잘했다. 지난해는 척추수출을 받아 7개월 째 병원에 입원해 있다. 살림살이가 말이 아니다. 환자는 말할 것도 없고 수발드는 형님도 고통스럽다. 그래도 그 형님은 오늘도 병상에서 형수를 보살피고 있다.



인생의 3대 악재가 있다고 한다.
초년 출세와 중년 상처(喪妻), 말년 가난이라는 것이다. 아내의 내조가 있기에 오늘 이렇게 살고 있다.

 

‘아내말 들어 손해 볼 일이 없다’는데 특히 이재(理財)에 관해서는 아내 말을 잘 들어야 한다.

 

나이들수록 부부가 사이좋게 사는 것은 큰 행복이다. 아이들한테 이런 모습은 산교육이다. 이제 베풀며 넉넉한 마음으로, 그리고 평상심으로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 조용한 산사에 누워 쓰는 반성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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