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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자일기<64>

암자일기

by 문성 2011. 2. 18.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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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법

 
세상은 순리대로 살아야 한다. 흐르는 물처럼, 스치는 바람처럼 걸림이 없이 살아야 한다.
과욕이 화를 부른다.  

근대 선지식인 경봉 스님은 67년간 일을 기록한 ‘삼소굴 일지’에서 이런 말씀을 남겼다.

 

“사람과 만물을 살려 주는 것이 물이다.

갈 길을 찾아 쉬지 않고 나아가는 것은 물이다.

어려운 굽이를 만날 수록 더욱 힘을 내는 것은 물이다

맑고 깨끗하여 모든 더러운 것을 씻어주는 것은 물이다

넓고 깊은 바다를 이루어 많은 고기와 식물을 살리고 되돌아가는 이슬비

사람도 이 물과 같이 우주만물에 이익을 주어야 한다“


베풀어야 다시 베품의 대상이 된다. 내가 섬겨야 나도 그 반이라도 대접을 받는다.


부처님은 탐진치의 삼독에서 벗어나면 그것이 곧 성불이라고 하셨다. 상(相)을 버리고 살아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삶을 창조할 수 있다.

 

조주스님이 어느 날 장례행렬을 보고 말했다.

“한 사람이 살아서 가는데 만 사람이 죽어 따라간다”

 

죽어도 산 사람이 있고, 살아도 죽은 사람이 있다. 항상 깨어 있어 자신이 하는 일을 살핀다면 그는 산 사람이다. 살아서 산 사람답게 살려면 지금 당장 눈앞의 일에 충실해야 한다.

 

엊그제 법당에서 천수경을 독송하다 갑자기 눈물이 나왔다.

참회하는 게송에 이르자 가슴이 울컥해 졌다.

 

아득히 먼 옛날부터 내가 지은 모든 악업

탐내고 화내고 어리석음 때문에

몸과 입과 마음으로 지었기에

그 모든 것 진심으로 참회합니다

 

 백겁으로 쌓인 죄

한 생각에 모두 없어져

마른 풀 불에 다 타버리듯

흔적조차 없어져라

 

죄의 자성 본래없고 마음에서 일어나니

마음 한번 없어지면 죄업 또한 없어지네

죄업과 마음 모두 없어지고 마음 또한 공해야

이것을 이름하여 진실한 참회라고 하네

 

어느 것 하나 틀린 말이 아니었다.

살다보니 지난 날 어떤 형태건, 크고 작건 이 경에 걸리지 않은 것이 없었다. 더 늦기전에 욕망의 누더기를 벗어던지고 물처럼 ,바람처럼 걸림 없이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그렇게 실천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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