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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파워

이현덕 칼럼

by 문성 2011. 3. 31.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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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수는 없었다. 박근혜 파워는 여전했다.  


 

그는 말이 적은 정치인이다. 하는 말도 단문이다.

정부의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발표를 전후해 정치권의 관심은 온통 박근혜 전한나라당 대표(사진)의 입에 쏠렸다.

 

그가 어떤 말을 하느냐가 초미의 관심이었다. 여야를 가리지 않았다. 정치권들은 오히려 그의 입장을 밝히라고 채근했다. 그의 말에 따라 여론의 향방이 갈릴 수 있었다. 가라앉을 수도 있지만 사태가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는 31일 정부의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를 `국민과의 약속파기'라고 비판했다. 박 전 대표는 "국민과 약속을 어겨 유감스럽다"며 "지금 당장 경제성이 없더라도 동남권 신공항은 필요한 것이라고 확신한다. 제 입장에서도 계속 추진할 일"이라고 말했다.

 

  박 전대표의 발언에 청와대는 침묵하고 친이계는 당혹스러운 표정이다. 야당도 박 전대표 발언을 비난하지만 그건 정치적 셈법이다.   박 전대표는 자신의 소신을 밝힌 것이다. 그걸 탓할 이유는 없다.

 

박 전대표 파워의 원천은 무엇인가.

가장 큰 원천은 신뢰다. 그의 정치적 최우선 가치는 신뢰와 원칙이다. 신뢰를 얻으려면 원칙은 지켜야 한다. 원칙을 파기하면 불신의 대상이 된다. 이명박 대통령이 정치적 불신을 사는 가장 큰 이유는 약속 파기다. 대선공약 파기는 이대통령에게 신뢰의 위기를 가져다 주었다.  이유를 불문하고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질 때 신뢰는 생긴다. 

 

그 수단은 절제하고 정제된 단문식 화법이다. 신중하다. 너무 신중해 한때 '수첩공주'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늘 사안의 본질만 말한다. 간단명료한 화법이 그의 상표다. 의미전달에  혼선이 없다. 말이 많으면 쓸 말이 적고 어느 것이 핵심인지 헷갈릴 수 있다. 그의 장점이다.
   

박 전 대표는 2010년 세종시 수정 논란 때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논리로 수정안에 반대했다. 2008년 총선 당시 주류의 친박계 공천 학살에 대해선 "나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는 짧은 말로 대응했다. 그 말은 총선에서 상대 후보의 가슴에 비수가 됐다. 그렇게 등장한 것이 친박연대다. 

 

정치인들도 이제는 자신이 신뢰의 상징이 돼야 한다. 먼저 국민과 약속을 지켜야 상대에게 믿음을 줄 수 있다. 그것은 원칙 고수다. 권력지형에 따라 철새노릇을 하거나 립서비스에 충실한 허풍쟁이는 원칙을 지킬 수 없다. 문제가 생기면 여야를 가리지 않고 박 전대표의 입에 기대려는 그런 자세로는 정치지도자가 될 수 없다.


박 전대표의 파워는 '원칙과 신의'에서 나온다. 그리고 표현은 신중하되 정제된 말만 한다. 언행일치가 신뢰 정치의 요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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