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문위원장 선임과 관련한 양승택 당시 소장(사진. 정통부 장관 역임)의 회고록 증언.
“조백제 한국전기통신공사(현 KT)사장이 회사를 그만두게 될 때 감사원 감사를 받았다. 조 사장이 그 결과에 불만을 품고 소소을 제기했다. 당시 이석채 장관(현 KT회장)이 소송을 취하하게 하기 위해서 대학원을 설립하는데 역할을 맡게 하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한다.
주위 사람들이 조백제 박사가 대학원장이 되면 정보통신의 색채가 좀 퇴색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을 했다(조박사는 회계학박사다). 나는 학교설립의 경험도 있고 대학원장을 할 욕심도 없을 사람을 생각해 보았다. 그 때 최순달박사(체신부장관. 한국과학재단이사장. 대덕대학학장 역임)가 생각났다. 최순달 박사를 자문위원장으로 모시고 조백제 박사를 자문위원회에 모시면 무난할 것 같다는생각이 들어 최박사에게 부탁드려 수락을 받았다.
얼마후 정통부에서 정보통신대학원 설립을 담당하던 류필계 기술기획과장이 대전으로 출장을 왔다.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다가 내가 대학원 설립자문위원회에 최순달 박사를 자문위원장을 모신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류과장이 ‘어떻게 5공 잔채를 이 일에 개입시키느냐’고 했다. 나는 화가 나서 ‘최순달 박사가 5공잔재면 류과장도 잔재가 아니냐’고 했다. 그랬더니 류과장이 ‘연구소는 그렇게 할 수있을지 몰라도 정통부는 그렇게 할 수 없다’면서 돌아갔다. (회고록 끝없는 일신(日新)에서)”
조백제 당시 한국통신공사사장의 사퇴는 1995년 4월에 발생한 한국통신의 노사분규가 발단이었다. 당시 김영삼 대통령이 국가 기간통신사업자인 한국통신 노사분규에 격노했고 그해 5월29일 감사원은 한국통신에 대한 감사결과를 정통부에 통보했다. 감사원은 한국통신이 예산을 부당하게 전용하고 방만경영을 했다고 지적했다. 조사장은 이에 강력 반발해 퇴임후 감사원장을 상대로 명예훼손혐의로 소송을 제기했다.
조 전 사장의 회고.
“감사원의 발표는 사실과 달랐어요. 왜곡 발표였습니다. 방만 경영은 노조 전임자에게 임금을 준 것을 말하는데 저는 취임후 전임자 수를 80명으로 대폭 줄였습다. 당시 전임자에게 임금을 주지 않은 기업은 한 곳도 없었어요. 잘못한 점을 지적했다면 누가 뭐라고 하겠습니까.”
그는 1년 6개월 후에 주위의 만류로 대승적 차원에서 소송을 취하했다. 하지만 퇴직금을 몽탕 변호사비용으로 사용했다.
대학원 설립계획의 수립과 집행을 담당할 설립추진단장은 정통부 신현욱 국장( 부산체신청장. 한국전파진흥협회 부회장 역임)이 맡았다. 그러니 추진단의 역할은 한시적이었다.
당시 추진단은 대학원 설립시까지 업무를 수행하고 대학원이 설립되면 모든 업무를 대학원에 인계하고 해산키로 했다. 이에 따라 1997년 4월 정보통신대학원 총장으로 양승택 원장이 내정되면서 추진단장은 양 총장으로 교체됐다.
당시 설립추진단은 업무 성격에 따라 기획팀과 학사팀, 건축팀으로 구성했다. 추진단의 인력은 모두 14명이었다. 인력은 한국전자통신연구소와 한국통신,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등에서 공학과 경제. 경영학, 건출.설비. 행정 분야 전문가들을 파견받았다.
기획팀은 업무총괄과 학교설립계획 승인 및 학칙 내규 등 법제 작업을 담당했다. 학사팀은 교과개발과 학제연구, 도서관, 연구장비, 연구시설, 부설 공동연구센터 관련 업무를 맡앗다. 건축팀은 건축시설물 , 조경, 시공, 발주 등 건촉과 시설관련 인허가 업무를 다뤘다.
정통부가 대학원 설립에 박차를 가하던 그해 연말 정통부 예산편성과 관련해 있었던 일 하나.
당시 정통부 본부 공무원들의 급료는 통신사업특별회계에서 지급했다. 경제전문가인 강봉균 장관은 이를 납득할 수 없었다.
강봉균 장관의 회고.
“정통부 본부 공무원들은 정부 예산에서 급료를 받아야지 통신사업특별회계에서 받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정부 예산으로 급료를 받도록 조치했습습니다.”
강 장관의 지시에 따라 당시 이 업무를 담당했던 정통부 김재섭 기획예산담당관(서울체신청장 역임. 현 지경부 한국스마트그리드사업단장)의 말.
“ 강 장관의 지시로 재정경제원(현 기획재정부) 예산실과 협의해 정통부 본부 공무원 급료를 일반회계에서 지급받았습니다. ”
이 일의 실무를 맡았던 최무열씨(현 우정사업본부 보험기획담당)의 증언.
“당시 예산계장이 정천희사무관(현 우정사업본부 총무과장)과 이 작업을 해서 230억원을 받아 왔습니다. 그러다가 IMF사태가 발생하면서 다시 통신사업특별회계에서 급료를 주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해가 바뀐 1997년 1월20일.
강봉균 정통부장관은 이날 새해 주요 업무계획에서 정보통신전문대학원을 1998년 3월에 개교하겠다고 밝혔다. 정통부가 개교시기를 못박은 이상 더 이상 물러날 곳은 없었다. 오직 실행만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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