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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탕에 빠진 조계종

사찰기행

by 문성 2012. 5. 15.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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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수, 결혼한 스님, 수백억 해외도박 "   

 

차마 입에 담기 조차 민망한 말이다. 청정지계의 조계종을 한순간 끝모를 나락으로 밀어넣은 일부 조계종 스님들의 역주행.

 

저럴 수가. 저들이 근엄한 표정으로 법상에 올라 삼배를 받고 부처님 법을 설했던 스님들이란 말인가. 사기 당한 기분이다. 배신감이 물밀처럼 밀려 든다. 어이가 없다.

 

속세의 모든 것을 먼지처럼 훌훌 털고 진리를 찾아 출가했던 스님들이 술 마시고 담배 피우며 방바닥에 수북히 쌓인 돈을 두 손으로 끌어 당기는 영상은 전형적인 도박꾼의 추한 모습,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뭐라고 말하건 이미 출가자의 본분은 헌신짝처럼 팽개친 뒤였다. 누구보다 도덕적으로 윤리적으로 사회의 표상이 돼야 할 스님들이다.

 

나에게 부처님 말씀은 삶의 지혜요, 험한 세상을 살아 가는 데 등불이었다. 내 마음을 깨우치는 불교, 그래서 앞으로 불교가 세상을 밝히는 등불이 될 것이고 믿었다.

 

나는 부처님 법을 실천하며 치열하게 산중에서 살던 스님을 만난 적이 있다. 십 수년전 일이다.  그 스님의 삶은 나에게 대종의 울림이었다.  평생 그 인연을 보물처럼 마음 깊숙히 고인 간직하며 살고 있다.  말 대신 묵묵히 실천하는 스님의 생활이 삶의 큰 교훈이었다.

 

이번 사건이 터진뒤 조계종 대책을 보면 아직 정신을 못차렸다. 총무원 부장들과 총무원장의 100일 108배 참회만으로 이번 사태가 해결된다고 본다면 오산이다. 죽어야 사는데 죽을 생각은 하지 않고 살 생각만 한다. 구차한 변명은 하지 않아야 한다. 상대에 대한 비난도 불필요하다.  이판 사판의 폭로전. 이래서야 해결될리가 없다. 닭 벼슷보다 못한 중 벼슬이라는데  그걸 내려놓기가 그리 어려운가. 

 

검찰이 이 사건 수사에 착수했다. 고발장을 낸 성호스님은 15일 검찰 조사에 앞서 "추가 폭로할 것이 많다. 내용에는 총무원장도 포함돼 있다"며 "이를 뒷받침 할 만한 사진이나 영상 등을 공개하는 것은 총무원장이 직접 답변하는 것을 듣고 나서 결정하겠다"고 강조했다. 그가 한 인터뷰 내용도 충격이다. 

 

조계종은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 시선집중'에 출연해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성매수를 했다"고 발언한 성호 스님을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이제 종단 내부의 치부를 서로 까발리기가 시작됐다. 이전투구로 변했다. 이건 수행자의 참모습이 아니다. 하지만 내부에서 자정능력을 상실했으니 속세 법이 회초리 역할을 대신할 수 밖에 없다. 불행한 일이다. 자체 정화능력을 상실한 조게종.

 

조계종 총무원장의 위상은 땅바닥에 추락했다. 오는 28일 석가탄신일을 앞둔 마당이다. 무슨 면목으로 스님들이 석가탄신일 신도들 앞에 나설 것인가. 생각만 해도 등골이 서늘하다. 따가운 국민의 시선을 어떻게 마주할 것인가. 부처님법을 등불로 삼고 사는 참스님조차 도매금으로 탈선스님이 되는 것은 아닌가. 

 

계를 받을 때 부처님에게 맹세한 계율을 헌신발처럼 내던진 스님들이 무슨 할말이 있을까. 유구무언이며 모든 직책을 내려놓고 참회 수행에 정진해야 한다. 국민의 눈높이 보다 더 엄중한 성찰과 반성을 해야 한다.

 

일미칠근(一米七斤)이라고 했다. 시줏물 쌀 한톨에 업(業)이 일곱 근이라는 말이다. 시주자의 노고를 생각한다면 쌀 한톨인들 가볍게 여길 수 없다. 술과 담배값, 도박판돈은 누구 돈인가. 시줏돈이라면 그 업이 얼마나 될까.

 

 

스님들이 해야 할 일은 계행을 청정히 하는 일이다. 부지런히 염불하고 참선하고, 그래서 견성 성불하는 일이다. 계율을 사다리로 삼아 수행에 정진해야 한다. 

 

 

비우지 않으면 채울 수 없다. 모든 스님들은 산문을 닫고  참회하라. 속세에 모습을 드러내자 말아야 한다. 종단을 청정하게 개혁해야 한다. 스님들이 변해야 조계종이 산다. 스님들은 청정종단을 살리기 위해 이제부터 고난의 수행길을 걸어 가야 한다.  입산. 그 일만이 진흙탕에 빠진 조계종을 구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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