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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남자의 인생 이야기

이현덕의 책마당

by 문성 2009. 7. 28.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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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은 형식이 없다.

인생살이나 일상 생활에서 느낌점이나 체험을 생각나는 대로 쓴 산문이다.  그래서 수필에는 작자의 개성이나 인생관, 성품이 먹물처럼 고스란히 뭍어난다.

피천득 선생은 수필을 아래와 같이 정의했다.

“수필은 청자연적이다. 수필은 난이요, 학이요, 청초하고 몸맵시 날렵한 여인이다. 수필은 그 여인이 걸어가는 숲 속으로 난 평탄하고 고요한 길이다. 수필은 가로수 늘어진 페이브먼트가 될 수도 있다.”

 

'대통령의 여인'.

묘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제목이다.
상식으로 보면 대통령의 여인은 영부인다. 그런데 왜 '대통령의 여인' 이야기인가.


 책 장을 넘기다 보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인 자신의 아내를 지칭한 것이다. 밉지 않은 상황의 반전이다.



이 책은 남자와 여자를 대칭적 구조로 설정한 점이 이색적이다. ‘IT전문가가 된 나무꾼’이란 제목아래 ‘남자는 환자, 여자는 의사’라는 부제가 달렸다. 그는 사이버 부부, 부끄러운 첫날밤, 인생과 추억, 사랑, 남자 등의 목차에서 모두 30편의 수필을 실었다. 수필마다 남자와 여자를 대칭시킨 이런 식의 부제를 붙었다.

 

 ‘심수봉과 조영남’에서는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라는 부제를 넣었다.  그 이유로 그는 ‘남자로 태어나 여자들과 더불어 살면서 느낀 소회를 담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저자인 이주헌 한국외국어대 교수(.사진. 한국IT리더스포럼 부회장)는 고교 1학년 때 미국으로 건너가 일리노이공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벨연구소와 LG전자 연구소장을 거쳐 노무현 대통령 후보의 IT특보, 한국경영정보학회장.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 등을 지냈다.

그는  정보통신윤리강령의 초안자이고 “정보통신 일등국가를 만들겠습니다”라는 노 후보의 IT구호도 만들었다.


수필집에 남자의 로망인 연상의 여인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얼굴 본 지 사흘만에 결혼한 영원한 반쪽이자 삶의 동반자인 아내에 대한 알콩 달콩한 추억도 담았다.
유학시절 먼 나라 이야기와  친구와 얽힌 사연, 사랑, 웃음을 자아내는 해학도 들어 있다.


 그의 수필은 IT전문가 답지 않게 부드럽고 재미있다. 강한 척하지만 약하고, 점잖은 척하지만 가식의 옷을 벗어던지고 싶은 대한민국 중년의 인생 이야기다. 그는 내밀한 이야기도 거리낌없이 표현했다. 심지어 성에 이야기와  첫사랑, 첫날밤 얘기 등도 숨김없이 적었다.


그는 근엄한 교수보다는  자유분방한 성격이다. 그는 다능다재하다. IT분야의 전문가이자 수필가이며 화가다. 저서만 10여권에 달한다.


책의 삽화도 그의 솜씨다. 수수하고 소박하고 은은한 삶의 진솔한 모습이 꾸밈없이 담겨 있는 책이다.
 


247쪽. 값 11.000원. 북콘서트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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