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절구통 수좌의 청정한 수행 이야기

이현덕의 책마당

by 문성 2009. 12. 3. 14:26

본문


누구없는가 . 김영사


조계종 종정 법전 스님의 수행기를 엮은 책이 나왔다. ‘누구 없는가’다.

법전스님은 불교계에서 '이 시대 마지막 수좌'로 손꼽힌다. 이 자서전은 법전 스님의 열두 번째 상좌이자 경기 포천 법왕사 주지를 지내고 조계종 불학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원철 스님이 자서전을 간청해 나왔다.  작가 박원자씨가 스님의 구술을 녹취, 정리해 만들었다고 한다.


자서전에는 소풍 가듯 떠나온 출가과정과 새벽 2시 반부터 일과를 시작했던 호된 행자시절,평생의 스승이 된 성철 스님과의 만남, 봉암사 결사,향곡 · 자운 · 청담 · 운허 · 서옹 스님 등 수 많은 선지식들의 가르침,깨침과 이후의 삶 등을 일반인들이 알기 쉽게 설명했다.

천하를 내 집 삼아 공부했던 일이며 문경 대승사 묘적암에서 찬밥 한 덩어리와 김치 몇 쪽으로 끼니를 때우며 목숨 걸고 수행했던 이야기와  파계사 성전암에서 철조망을 치고 수행 중이던 성철 스님을 찾아가 서른 셋에 깨달음을 인가받았던 이야기도 가슴을 울린다.

그 당시의 이야기 한토막.

 

                법전스님이 은사인 성철 스님 모습(연합뉴스. 김영사)       

       
며칠 후 노장이 또 물었다. “우째서 개에게 불성이 없다 캤나?” 성철 스님은 경상도 사투리가 심했다.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돌아서서 가버리자 “말로 해봐라!” 하셨다. 그때 경계를 말씀드렸더니 고개를 끄덕이셨다. 그날 노장이 시자였던 천제,만수 등을 불러 분부하셨다. “너거들 가서 떡 좀 해 온나!'"

 

이 떡은 의심을 파한 파참재(罷參齋)라고 해서 선가에서 깨치거나 공부에 힘을 얻었을 때 돌리는 게 관행이었다고 한다. 이때가 1956년이었다. 열세 살 위의 성철 스님을 태산처럼 믿고 시봉하며 공부한 지 10년 만에 깨침을 인가받은 것이었다.


한 번 참선에 들면 미동도 하지 않아 '절구통수좌'로 불렸던 법전 스님은 이후 태백산에 들어가 10여년간 홀로 수행정진했다. 이어 1969년부터 15년간 김천 수도암에서 선원을 열고 후학들을 양성했다.

 

 해인사 방장을 거쳐 2002년 종정이 된 후에도 법전 스님이 강조하는 것은 오로지 수행,또 수행이다. 

이 시대의 청정한 수행자는 과연 누구이며 어디에 있는가. 296쪽. 1만4천원.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