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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진스님 “세월호 참사는 나만 잘 살겠다는 이기적인 욕망이...”

사찰기행

by 문성 2014. 5. 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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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봉은사 전 주지 명진 스님이 6일 부처님 오신날 법요식 법문에서 세월호 참사는 국가의 철학적 가치 부재와 고착화한  부정부패의 먹이사슬, 대통령의 인사 잘못이 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명진 스님은 이날 오전 10시 월악산 보광암에서 가진 법문에서 오바마 미 대통령은 지난해 415일 보스턴마라톤 테러 발생 3시간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모든 책임 제게 있습니다. 제가 남 탓을 할 수 없는 까닭은 제가 최종 책임자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대통령으로서 나라와 국민을 안전하게 지켜야할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안전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은 책임은 제게 있습니다.”라고 사과했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간접 사과를 비판했다.

 

명진 스님은 사고 다음날인 17일 박 대통령은 비서관회의에서 먼저 탈출한 선장 등 선원에 대해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살인과도 같은 일이다.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민형사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여기서 고는 높은 고. 제일 높은 사람이 누구인가.”라고 신도들에게 물었다. 신도들은 일제히 "대통령"이라고 답했다.

 

스님은 지금 조계사 법회에 참석해 박 대통령이 이기심을 위해 정의를 등지지 말라는 부처님 말씀을 인용했다. 구구절절 옳은 말이고 주옥같은 말들이다.”면서도 안산분향소에 가보니 미안하다. 애들아. 어른들이 잘못했다.’라는 글귀가 많다. 어른들이 무슨 잘못을 했길래 어린아이들이 피워보지도 못하고 꽃봉우리째 물속에 갇혀 살려달라고 아우성치다 세상을 떠났는지 조목조목 따지지 않고선 절대로 풀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명진 스님은 세월 참사의 첫번째 원인으로 철학적 가치의 부재와 물신숭배의 삐뚤어진 가치를 꼽았다.

 

어느 나라건 다스림에 대한 철학적 가치가 있어야 한다. 대한민국은 철학적 가치는 건국이후 남의 것 반대하는 것, 반공이었다. 어떤 식으로 국민이 단결해 올바른 가르침 속에 바른 가치를 갖고 국가의 일원으로 살아가겠다는 가치를 내놓는 게 아니라 공산당을 반대하는 것이 우리의 가치가 됐었다. 반대가 가치가 된다면 가치가 없는 것이다. 우리는 60여년 오랜 세월동안 가치 없는 생활을 살았다.

 

대한민국에 가치가 있었다면 최고의 가치는 결국 돈이었다. 돈 많이 벌고 잘살아보세였다. 잘살아보자는 슬로건 하에 국민들 열심히 일했다. 청계천 먼지 나는 구석에서 가발공장, 싼 인형, 옷가지 만들어 외국에 팔았다. 우리 나이들은 월남 가서 목숨 걸고 미국의 세계지배 전략에 의해 파병해 받은 생명수당 다 고속도로 건설하는 데 썼다. 온 국민의 희생 속에 잘살게 됐다. 이제는 무역수지가 수출규모가 세계 10권에 드는 부자가 됐다. OECD 국가에 가입했고 아시안게임, 올림픽, 월드컵, G20도 열었다.

 

부자되세요라는 압축 성장 과정에 우리는 모든 걸, 너무 많은 것을 잃었다. 돈을 벌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친구, 동료, 이웃도 없는 살벌한 세상, 돈만 벌고 직위만 갖고 높은 자리에 가면 과거가 모두 묻히는 세상. 그 어린 생명 500명을 놔두고 팬티바람으로 탈출한 선장과 선원들이나 6.25 때 서울시민을 놔두고 거짓말하면서 한강다리를 건넌 이승만이나... 나 혼자만 부자되겠다고 국가 정보 얻어다 부동산 투기한 한국의 몇% 안 되는 사람들이나, 내 아들만 군대 안 보내겠다고 병역검사 때 돈쓰고 비리 저질러 면제받은 상류층, 내 새끼만 좋은 학교 보내겠다고 위장전입한 이나, 전부 나 혼자만 잘 살겠다는 이기적인 욕망이...”

 

스님은 두 번째 원인으로 우리사회에 굳건하게 뿌리내린 부정 부패 비리 먹이사슬을 들었다.

 

우리사회에 굳건하게 자리 잡고 있는 부정·부패·비리 먹이사슬같이 연결돼 있는 사회의 1%, 이 사람들 때문에 이 나라가 이렇게 된 거다. 이런 사고가 안 일어나면 이상할 정도로 한국사회는 부패가 만연돼 있다. 박근혜 정권 초기에 낙하산 인사 안하겠다고 했다. 선거 때 날 도와준 사람,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데도 공기업에 낙하산 인사 얼마나 했나. 그것이 부패사슬을 만들어내는 중요한 고리역할을 하는 것이다.

 

능력 없는 장관들 선거 때 자기 도와줬다고 내편이라고 임명한... 교육부장관 불자다. 애기들이 물 속에서 살았는지 죽었는지 모르는 속에서 겨우 건져내 시신 찾은 부모와 아직 못 건져서 살아 돌아오기 바라는 그 순간에 거기 가서 라면이 넘어가나. 기념사진 찍겠다는 고위 공무원까지. 대한민국 공무원 정치인, 지도자들 이 수준 벗어나는 분 많지 않다.

 

명진 스님은 이런 이유로 대한민국엔 재난방지시스템은 없고 재난방조시스템만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민국에는 재난방지시스템은 없다고 본다. 재난방조시스템은 아주 잘 갖춰져 있다. 방조뿐만 아니라 재난을 불러들인다. 재난초청시스템도 완벽하게 구축돼 있다. 지하철 사고 직후에 불량 부품 사용한다고 들었다. 원전부품에 불량품 납품했다. 불량부품 납품하는 데 모두 공무원들이 연루되어 있다. 원전마피아, 국방부 해외 무기 사들이면서 비리, 예비역 장성이 군납하면서 비리, 그것이 전부 우리가 낸 피땀 흘려 낸 세금이다.

 

부패공화국의 정점에는 대통령이 있다. 딴 사람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 2004년 선교사 김선일 씨가 죽었을 때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얘기했던 대로 본인이 대통령이 돼서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해야할 막중한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사하는 것 보면 최측근 아니면 오래전 유신시대 국민을 억압하고 통치했던 시대의 사람들 끼리끼리 나눠먹기다. 인사가 만사라고 그랬다. 그런 인사를 하고 정점에 있는 박근혜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

 

대한민국 사회가 이 지경이 된 데는 빨리빨리’, ‘부자 되기가 있다. 빨리빨리하려면 대충대충해야 되고 대충해서 빨리 허가받으려면 소위 사바사바해야 된다. 공무원들에게 돈 안주고 인허가 받는 데가 어딨느냐. 이런 지경인데 사고가 안날 수 있나? 안 나는 게 오히려 이상하지. 그래놓고 이번 세월호처럼 사고 나면 허둥지둥, 우왕좌왕, 갈팡질팡하면서 골든타임 다 놓치고 생떼같은 우리 자식들, 국민들을 물속에 수장시키고 만 것이다.”

 

명진 스님은 이런 부패구조에서 불교계도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했다.

 

사찰 불사도 마찬가지다. 사찰 문화재 보수 보존과 관련한 비리도 6월 지방선거 후 낱낱이 파내야 된다. 문화재청과 문화재를 보유한 각 사찰이 보수 유지 관리하면서 오고가는 리베이트 비리의 사슬도 끊어내야 한다. 엄청난 비리가 여기에 숨어 있다. 이 비리를 감춰주고 이 비리를 보호해 주는 게 또한 정치인이다. 감사원에서 감사하려니까 불교계 손대지 말라고 한 게 정치인이다. 이런 더러운 사슬을 빨리 청산해야 된다.

 

사찰의 방재시스템 1년에 100억 원 가량 들어간다. 특정 업체에 몰아가는 게 총무원의 지시였다. 그러다 말썽이 나자 작년에 몇 군데 추가했다. 방재시스템 업체 몰아주면서 얼마나 받았겠나. ‘지정하는 업체에 안주면 징계하겠다’? 앞으로 절대 절집안 비리도 그냥 넘어가서는 안된다. 절대 안 넘어가겠다.”

 

명진 스님은 나라가 이 지경인데도 야당 지도자들의 형태가 한심하다고 꾸짖었다.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은 야당시절 목숨 걸고 싸웠다. 1983년 광주라는 말을 꺼내기도 어려웠을 때 비록 3당합당 등으로 우리가 비판하고 손가락질 했지만 당시 야당지도자였던 김영삼은 23일간 단식하면서 광주문제를 표면으로 끌어올린다.

 

지금 야당지도자들이 자기 목숨 걸고 이 부패하고 타락하고 비리로 똘똘 뭉친 정권과 싸우는 이 누가 있나. 박근혜 대통령이 사과하니 아 이제 유가족들이 위로 받을 것 같다고 한 게 김한길 대표다. 그러다 유가족들이 그것도 사과냐며 사과를 안 받아들이고 여론이 나빠지니까 그제사 부랴부랴 딴 소리하는 야당지도자. 대한민국에 야당 없다. 새누리당이 그렇게 잘못해도 야당 지지율이 안 오르는 이유는 중도보수파가 어디로 갈 건가. 너무 과격하면 그 표가 다음 선거에... 그러니 적당히 급진적이고 좌파라고 칭하는 사람들과 거리를 둬야지.’라고 생각하는 야당지도자들. 그들도 국가 비리 지도자들과 같이 취급해야 한다.

 

김구 선생같이 해방된 조국이라면 나는 정부청사에서 문지기라도 하겠다는 각오를 해야 한다. 세월호 사건이 어떻게 우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건가 계산하고 있는 게 야당지도자들이다. 참으로 슬퍼하는 사람 없다. 표 계산만하고 앉아 있다. 국민들이 촛불이라도 들고 광화문으로 시청으로 몰려나오길 바라는 게 야당지도자들이다. ‘그 때 내가 정권을 잡아야지.’라며... 이런 싸가지 없는 인간들이...

 

정말 올바른 정치, 참혹한 이 세월과 시대에 대해 눈물로써 가슴 아파하는 정치 지도자가 절실하다. 대통령제에서는 대통령 하나 제대로 나오면 정말 나라를 바꿀 수 있다. 전부 자리나 차지해 직위를 이용해 돈이나 벌려는 정치 모리배와 탐관오리들로 꽉 차 있다. 청백리는 눈을 뜨고 찾을 래야 찾을 수 없는 나라. 청백리는 약에 쓸래야 쓸 수 없는 나라. 청백리 얼굴 볼래도 볼 수 없는 나라. 탐관오리만 꽉 찬 나라. 이게 대한민국이다. 오늘 정치하는 사람 전부 조계사 몰려갔을 거다. 거기 가야 텔레비전 나올 거니까. 얼굴 한번 나오면 불교계에서 자기 표 줄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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